98개국 참여하는 '기후청문회' 시작…각국 법적의무 따진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3 12:04:03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역대 최대 규모의 기후청문회가 국제연합(UN) 국제사법재판소(IJC)에서 열리기 시작했다.

2일(현지시간) 유로뉴스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국제사법재판소에서 2일부터 2주동안 유엔총회를 통해 결의된 기후변화에 관한 각국 법적의무를 판단하는 공개 청문회가 열린다.

이번 청문회는 피지와 바누아투 등 태평양 도서국가들이 국제사법재판소에 선진국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조사를 제기한데서 비롯됐다. 태평양 도서국가들은 탄소배출량이 가장 낮은데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의한 이상기후 피해를 가장 많이 입고 있는 섬나라들이다. 

이 섬나라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당사국총회(COP)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회의가 있을 때마다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대응책을 주문하는 한편 피해국가들에 대한 전향적인 배상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이 국가들이 그동안 문제제기한 내용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후청문회는 이상기후로 피해를 입은 태평양 연안국가들은 물론 피해를 입힌 선진국들이 모두 증언대에 서면서 관련국가는 98개국에 이른다. 또 유럽연합(EU) 등 관련 국제기구도 12개로, 국제사법재판소 역사상 가장 많은 증언자들이 참여해 진행될 예정이다.

랄프 레겐바누 태평양 도서국가 바누아투 기후특사는 "199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이 50% 이상 증가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들이 계속해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COP29 합의는 도서국가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 법원이 그들이 입힌 기후피해에 맞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선진국들은 COP29 합의에 따라 2035년까지 개발도상국들에 연간 약 420조원 규모의 공공 및 민간 금융을 통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는 개도국들이 기후대응을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인 연간 약 1821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은 어디까지나 법적권고에 불과하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 다만 환경단체 및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에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별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드러낸다면 기후책임과 관련된 다른 소송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맞서는 태평양 도서국 학생단체' 회원인 비샬 프라사드는 "우리 세대와 태평양 도서국들에게 기후위기는 실존하는 위협이자 생존의 문제"라며 "세계 최대 경제국들은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국제사법재판소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아기상어' 코스닥行...더핑크퐁, 연내 상장 목표로 공모절차 착수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토종 콘텐츠 '아기상어'로 유명한 더핑크퐁컴퍼니가 연내 코스닥에 입성한다.더핑크퐁컴퍼니는 22일 금융위원회에 코

대한항공, SAF 사용확대...고베·오사카 노선도 국산SAF 1% 혼입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생산한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를 사용하는 상용운항 노선을 확대한다고 22일 밝혔다.SAF는 폐기름, 동·

폐기된 서버 '로그기록' 있었다...KT, 소액결제 사태 새로운 단서?

KT가 폐기한 서버에서 로그기록이 별도로 백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중국 해커집단의 국내 통신사 해킹 수법의 새로운 단서가 될지 주목된다.22일 KT가

하이트진로, 제주 이호테우해변서 ‘해변 가꾸기’ 환경정화

하이트진로가 '국제 연안 정화의 날'을 맞아 지난 19일 제주 이호테우해변에서 환경정화활동을 펼쳤다고 22일 밝혔다.하이트진로는 2020년 제주 표선해

2027년부터 국내급유 국제선 지속가능항공유 '1% 의무화'

2027년부터 국내에서 급유하는 모든 국제선 여객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1% 혼합이 의무화된다.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항공업계 탄소중

대기업 취업시장 '활짝'…하반기 2만5000명 채용한다

삼성과 현대차 그리고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사면서 침체됐던 취업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19일 재계에 따

기후/환경

+

"美 산불 연기로 2050년까지 190만명 사망할 것"

북미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불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산불 연기로 인한 사망자가 2050년까지 19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

美서 '살 파먹는' 박테리아 번성...기후위기 때문이라고?

올해 미국 루이지애나주 해안에서 일명 '살 파먹는' 박테리아로 인해 5명이 사망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박테리아가 번성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1

붉게 변하는 알래스카 연어 하천…녹고있는 영구동토층이 원인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알래스카 북부 브룩스 산맥의 하천이 주황빛으로 변하며 새로운 수질 위기가 드러났다.미국 워싱턴대와 알래스카대 연구진은 9

트럼프는 반친환경 정책 펴지만...美 '기후주간' 역대 최대 규모로 개막

'클라이밋 위크(Climate Week) 2025'가 미국 뉴욕에서 21일(현지시간) 8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친환경적 정

저수율 52%로 가뭄 벗어났지만...강릉, 투명페트 쓰레기에 '몸살'

강릉은 열흘전만 해도 저수율이 11.5%까지 떨어져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지만 최근 잇달아 내린 비 덕분에 저수율이 52%까지 높아지면서 가뭄에서 벗어났

가뭄 벗어난 강릉...단비에 도암댐 방류덕에 저수율 50.8%

강릉이 드디어 가뭄에서 벗어났다. 몇 일 간격으로 내린 단비에 평창 도암댐 방류까지 시작하면서 저수율이 50%를 넘어섰다.강릉지역 생활용수의 87%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