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오일(S-Oil)이 국내 5대 석유화학·정유기업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계획이 가장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후솔루션이 16일 발간한 '멈춰선 탄소중립: 한국 석유화학기업의 길 잃은 약속' 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GS칼텍스, 에스오일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평가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LG화학, 롯데케미칼, GS칼텍스, 에스오일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위를 차지한 SK이노베이션마저 국제기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를 기준으로 에스오일이 약 950만톤으로 가장 많은 배출량을 기록했고, GS칼텍스와 LG화학이 각각 850만톤, 800만톤으로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온실가스 저감 계획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 △전과정 평가 전략(LCA) △탄소배출권 확보 전략 △인증서 ISCC 등 확보전략을 기준 등 6개 국제기준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SK이노베이션이 24점으로 1위에 올랐으며, 2위는 LG화학(22점), 3위는 롯데케미칼(19점), 4위는 GS칼텍스(16점), 5위는 에스오일(13점)이 차지했다. 그러나 항목별 평가 기준의 만점이 5점, 총점 만점이 30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 5대 기업들 중 모든 평가 기준에서 만점을 받은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플라스틱 생산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약 2.24기가톤(Gt CO2e)이며, 한국은 플라스틱 제품의 기초가 되는 에틸렌 생산능력이 세계 4위인 석유화학 강국으로 플라스틱 공급망에 핵심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주요 배출원인 기업들은 매년 지속가능성보고서와 ESG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리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지만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지적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SK이노베이션은 탄소배출권 확보와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즉 스코프3 배출량 관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전반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실행 및 대응 전략이 미흡하며 국제기준에 비하면 상당히 뒤쳐지는 상황이다. 2위를 차지한 LG화학도 스코프3 배출량 관리와 ISCC 인증서 등 확보 전략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전과정평가(LCA)와 공급망 전반에 대한 구체적 관리 전략이 미흡했다. 롯데케미칼과 GS칼텍스는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전환 투자와 스코프3 관리전략이 미흡했다. 에스오일의 경우 감축 계획이 매우 제한적이며, 스코프3 산정과 전과정평가 전략이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는 배출량 대비 기업 배출권의 무상할당량 비율이 매우 높아 감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에너지와 LG화학, 롯데케미칼은 무상할당량이 실제 배출량을 초과해 각각 배출량 대비 할당량은 101%, 111%, 112%다. GS칼텍스와 에스오일도 90% 이상의 무상할당 비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은 배출권거래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배출권의 유상할당 비율 확대와 같은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단계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 크래커 기술, 재생에너지 전환 등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와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실질적인 감축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글로벌 기준에 맞춘 스코프1~3 배출량 공시와 전과정평가(LCA) 기반 관리전략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기후솔루션 노진선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 기업들의 감축 전략은 선언적 수준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저탄소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시대에 적합한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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