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화석연료기업 투자펀드 '녹색' '친환경' 명칭 사용허용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7 15:22:04
  • -
  • +
  • 인쇄


유럽연합(EU)이 화석연료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명칭에 '녹색'이나 '친환경'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를 한달만에 풀었다.

16일(현지시간)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화석연료기업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이나 여타 녹색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녹색' '친환경' '임팩트' '지속가능성' 등의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도입되는 '그린채권표준'(GBS)에 부합하는 펀드들은 이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1일 ESMA는 석탄·석유 채굴기업이나 매출액의 절반이 가스사업에서 나오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녹색사업에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조성된 경우라도 '녹색' '친환경' '임팩트' '지속가능성' 등의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겠다고 했다. 증권시장의 '그린워싱'을 근절하겠다는 목적이었다. 

ESMA의 이같은 조치에 유럽의 자산운용사와 산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화석연료 기업뿐 아니라 유틸리티 및 전력회사들도 탈탄소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EU의 저탄소 전환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런던 증권거래소(LSEG)에 따르면 에너지 및 전력기업들이 올들어 10월까지 발행한 녹색채권은 700억달러(약 100조4773억원) 이상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녹색채권 시장의 약 20% 비중이다. 이에 따라 유럽 펀드 및 자산운용협회(EFAMA)는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같은 반발에 ESMA는 한발 물러섰다. 오는 21일 도입 예정인 GBS에 부합하는 펀드는 명칭 규제를 하지 않기로 했다. 탄소집약적 기업의 채권을 발행해서 조성한 펀드라고 해도 EU의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에 부합하는 친환경 사업의 자금조달 목적이라면 '녹색'이나 '친환경' 등의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다만 외부기관 검토와 정기적인 자금 사용내역 공개 등 투명성을 확보한 경우에 해당된다.

BNP파리바의 지속가능한 자본시장 책임자 아녜스 구흐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채권발행이 활발한 내년 1분기를 앞두고 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공개되지 않았으면 채권발행이 미뤄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