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플로리다 오렌지 생산량 100년래 '최저'...20년전의 5% 수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2-23 16:51:37
  • -
  • +
  • 인쇄

연이은 허리케인에 녹화병이 번지면서 미국 플로리다주 오렌지 생산량이 위태로워졌다.

최근 미 농무부(USDA)는 올해말까지 플로리다주 오렌지 생산량이 1200만 상자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보고서를 냈다. 이는 약 100년만의 최저치로, 작년보다 33% 낮고 2004년 수확량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04년 생산량은 2억4200만 상자에 달했다.

반면 세계 최대의 오렌지 재배국이자 수출국인 브라질에서는 올해 3억7800만 상자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자 무게는 개당 41kg이고 평균 300개의 오렌지가 들어있다.

USDA에 따르면 녹화병으로 플로리다산 오렌지 생산량은 20년동안 75% 감소했다. 녹화병은 곤충에 의해 전파되는 질병으로, 잎이 얼룩덜룩해지고 과일이 변형돼 맛이 쓰게 변질된다. 플로리다주에는 발생한지 2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남아있던 오렌지 생산지도 갈수록 강해지는 허리케인에 파괴되고 있다. 수확철을 앞두고 오렌지 과수원의 70%가 허리케인 밀턴에 피해를 입은 것이다.

플로리다에서 5대째 오렌지 농사를 짓고 있는 웨인 시몬스는 "2017년 허리케인 이르마 이후 상황이 악화됐다"며 고통스러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시몬스는 라벨후르츠 회사와 약 250에이커(100헥타르)의 과수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남서부 5개 카운티에 있는 농부들로 구성된 걸프오렌지재배자협회의 회장이었다.

이 단체는 40주년을 1년 앞둔 지난 5월 회원 수가 20명 이하로 줄어들면서 해체됐다. 증가하는 생산비용과 줄어드는 수익에 지친 농민들이 개발을 위해 땅을 팔고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 서던 칼리지의 오렌지류 과학교수인 맬컴 매너스는 플로리다에서 부족해진 생산분을 메워온 다른 오렌지 생산국에서도 녹화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배자 협회인 '펀데시트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을 포함한 오렌지 지대의 38%가 녹화 증상을 보였다. 이 때문에 녹화병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필요성이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고 매너스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유전자편집(CRISPR) 기술로 녹화병 관련 유전자를 수정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결과물이 시장에 나오고 실제로 자라기까지는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며 "그 사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오렌지 농사를 접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상거래협회인 '플로리다 시트러스 뮤추얼'의 최고경영자 맷 조이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나은 시기가 올 것이라고 믿으며 산업을 다시 키우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는 오렌지와 동의어"라며 "플로리다의 오렌지 재배자들은 큰 자부심을 느낀다. 5대, 6대, 7대 재배자들이 하고싶어 하는 것은 오렌지 재배뿐"이라고 강조했다.

시몬스 또한 사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고집이 센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일은 하고 싶지 않다"며 "복숭아, 블루베리, 올리브 등 다른 수많은 작물도 시도했지만 플로리다에서 오렌지나무만큼 자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쿠팡 '비닐봉투' 사라지나?...지퍼 달린 다회용 '배송백' 도입

쿠팡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에 이어, 일반 제품 배송에서도 다회용 '에코백'을 도입한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인천, 부산, 제

삼성, 수해 복구에 30억 '쾌척'…기업들 구호손길 잇달아

삼성그룹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원을 21일 기부했다.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

삼성전자-LG전자, 침수지역 가전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침수된 가전제품 세척과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8일부

기후/환경

+

국제사법재판소 "기후위기 대응 안하면 국제법 위반"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국제법 위반일 수 있다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단이 나왔다. 기후변화로 피해를 입은 나라가 선진

[날씨] 맹렬한 폭염 '지속'...한낮 36℃까지 치솟는다

목요일인 24일, 전국 낮 최고기온이 36℃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강원·경상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예정이지만 이 소나기가 더위를

100년 넘은 시설인데 관리예산 '삭둑'...美 오하이오주 댐 '붕괴 위험'

트럼프 정부가 댐 관리인력과 예산을 줄이면서 100년이 넘은 미국 오하이오주 댐들이 붕괴 위험에 처했다. 앞으로 30년동안 1만8000개 주택이 홍수 피해

가자지구 폭격 잔해 처리에서만 온실가스 9만톤 배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남겨진 가자지구의 잔해를 처리하는데 9만톤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영국 옥스포드와 에든버러

이란, 50℃ 넘는 폭염에 가뭄까지…물 아끼려고 임시공휴일 지정

이란 당국이 50℃를 넘는 기록적인 폭염과 물 부족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물소비 제한령을 내렸다. 일부 지역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임시공휴일

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최초 10MW 해상풍력 국제인증 획득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개발한 10메가와트(MW) 해상풍력발전기가 국제인증기관 UL(Underwriters Laboratories)로부터 형식인증을 취득했다고 23일 밝혔다. 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