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꿀벌 해충인 꿀벌부채명나방이 어떻게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원리를 규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 연구팀은 꿀벌부채명나방의 장에서 플라스틱 분해효소의 산화 원리를 규명하고 효소를 효모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꿀벌부채명나방은 벌집을 먹어치우는 곤충으로, 벌집 나방이라고도 불린다. 이 나방은 병원성세균의 동물 모델로써 소형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 대체방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벌집은 물에 젖지 않도록 주성분이 왁스로 돼 있는데, 왁스의 구조가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과 유사하다. 이에 따라 이같은 벌집을 먹이로 삼는 꿀벌부채명나방이 플라스틱 분해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간주돼 그동안 주목받았다. 2017년 영국과 스페인 연구팀은 왁스를 분해하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가 폴리에틸렌도 빠르게 분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다.
이런 연구를 발판으로 류충민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9년 꿀벌부채명나방에서 폴리에틸렌을 산화할 수 있는 효소 '사이토크롬 P450'을 최초로 발견했다. 사이토크롬 P450은 유기화합물의 산화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로 생체 내 해독작용, 스테로이드 합성, 호르몬 대사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애벌레는 2주동안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산화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효소의 폴리에틸렌 결합 가능성을 예측, 결합에 중요한 잔기(최소 단위)를 찾아냈다. 이어 효소에 무작위 돌연변이를 유도한 뒤 전사체 분석을 통해 최적의 기능을 갖는 변이를 탐색, 가장 효율이 높은 효소를 효모에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효모를 통해 연속적인 산화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플라스틱 분해효소를 대량생산 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류충민 박사는 "AI 기반 접근법을 통해 플라스틱 분해 효소의 작용기전을 명확히 함으로써 곤충 유래 효소를 활용한 폐플라스틱 처리 실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분해 수율을 높이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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