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먹는 해충 '꿀벌부채명나방' 플라스틱 분해원리 규명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2-26 10:35:43
  • -
  • +
  • 인쇄
▲플라스틱을 먹고 있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꿀벌 해충인 꿀벌부채명나방이 어떻게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원리를 규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 연구팀은 꿀벌부채명나방의 장에서 플라스틱 분해효소의 산화 원리를 규명하고 효소를 효모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꿀벌부채명나방은 벌집을 먹어치우는 곤충으로, 벌집 나방이라고도 불린다. 이 나방은 병원성세균의 동물 모델로써 소형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 대체방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벌집은 물에 젖지 않도록 주성분이 왁스로 돼 있는데, 왁스의 구조가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과 유사하다. 이에 따라 이같은 벌집을 먹이로 삼는 꿀벌부채명나방이 플라스틱 분해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간주돼 그동안 주목받았다. 2017년 영국과 스페인 연구팀은 왁스를 분해하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가 폴리에틸렌도 빠르게 분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다.

이런 연구를 발판으로 류충민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9년 꿀벌부채명나방에서 폴리에틸렌을 산화할 수 있는 효소 '사이토크롬 P450'을 최초로 발견했다. 사이토크롬 P450은 유기화합물의 산화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로 생체 내 해독작용, 스테로이드 합성, 호르몬 대사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애벌레는 2주동안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산화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효소의 폴리에틸렌 결합 가능성을 예측, 결합에 중요한 잔기(최소 단위)를 찾아냈다. 이어 효소에 무작위 돌연변이를 유도한 뒤 전사체 분석을 통해 최적의 기능을 갖는 변이를 탐색, 가장 효율이 높은 효소를 효모에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효모를 통해 연속적인 산화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플라스틱 분해효소를 대량생산 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류충민 박사는 "AI 기반 접근법을 통해 플라스틱 분해 효소의 작용기전을 명확히 함으로써 곤충 유래 효소를 활용한 폐플라스틱 처리 실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분해 수율을 높이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