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사라지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산하 환경정보센터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다른 작물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 특히 더위에 취약하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고온과 가뭄은 나무에 스트레스를 주어 병해충에 취약하게 만들고, 폭우는 뿌리를 썩게 하고 홍수에 나무가 떠내려가게 만들며, 한파로 인한 서리 피해는 나무 묘목을 말라죽게 만든다는 것이다.
2021년에는 미국 오리건주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해 그해 크리스마스 트리 묘목의 70% 이상이 폐사했다. 극도로 덥고 건조한 기후에 나뭇잎이 완전히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미국 크리스마스트리협회의 질 사이드바텀은 "따뜻한 기온이 크리스마스 트리의 바늘모양 나뭇잎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크리스마스 트리는 차가운 온도를 필요로 하는데, 더운 가을이 지속되면 나무는 나뭇잎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에는 허리케인 헐린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역대급 폭우와 홍수를 몰고 오면서 장식용 식물 및 크리스마스 트리가 약 1억2500만 달러(183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에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에 강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생산하고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시간주립대학 크리스마스트리 교육자인 빌 린드버그는 어린 나무들이 가뭄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연구를 통해 관개를 관리하고 토양 습도를 늘리는 방법이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장기적으로는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에서 잘 자랄 수 있는 나무 품종을 연구해야 한다고 린드버그는 덧붙였다.
대표적으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크리스마스 트리 유전학 프로그램은 수십 년간 기후 영향을 견딜 수 있는 프레이저 전나무(Frasier fir)를 개발하고 있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저스틴 화이트힐에 따르면 나무가 기후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이들의 주 목표다. 유전자변형도 고려되고 있지만, 그는 "아직은 먼 단계"라고 덧붙였다.
화이트힐은 "나무들이 스스로 적응하도록 두는 자연적인 방법 대신 새로운 기후와 조건에서 더 잘 자라는 나무를 찾아내 인위적으로 육성한다"며 "기후변화가 크리스마스 트리 성장에 어려움을 주고 있지만, 아직 하늘이 무너질 지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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