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착륙을 하다가 활주로 담벼락에 충돌해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사고 당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블랙박스는 분석하는데만 6개월이 넘게 걸린다. 게다가 사고 여객기에서 수거한 블랙박사는 손상돼 있어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를 김포공항으로 이송해 분석 가능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를 조사하는데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기체 제작사인 보잉 그리고 미국·프랑스 합작사인 엔진제작사 CFMI가 참여하는 것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NTSB는 이번 사고의 조사팀을 파견할 예정이다.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 2개는 사고 당일인 29일 수거됐다. 이 블랙박스에는 음성기록(CVR)과 비행기록(FDR)이 모두 담겨있다. CVR은 조종실 내 승무원간 대화, 관제기관과 승무원간의 교신내용, 조종실 내 각종 경고음 등이 기록돼 있다. FDR은 3차원적인 비행경로와 각 장치의 단위별 작동상태를 디지털, 자기, 수치 등을 녹화·보존한다.
CVR은 원형 그대로 확보됐지만 FDR은 외형이 손상된 채 발견돼, 당국은 NTSB에 조사를 맡길 예정이다. FDR을 해독하는데 6개월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블랙박스 해독이 늦어지면 사고기 원인 조사도 차질이 생긴다. 항공사고 조사는 경우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리는데, 최초 조사방향성을 잡아줄 FDR과 CVR 해독작업 없이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국토부는 사고가 발생한 보잉 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통해 안전성 강화를 강구할 방침이다. 이 기종은 국내에서 101대가 운항중이며, 제주항공이 39대로 가장 많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동률을 비롯해 항공기 운항 전후 이뤄지는 점검과 정비 등 기록 등에 따라 여러 규정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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