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발사체 '뉴글렌'이 첫 발사에 성공했다. 다만 로켓 재사용의 핵심인 발사체 1단부 회수에는 실패했다.
16일 블루오리진에 따르면 뉴글렌은 16일 오전 2시(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다. 발사 약 15분 만에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고, 화물로 실었던 궤도 우주선 '블루링 패스파인더'도 안착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 2000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으로 약 8조원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구와 우주의 경계선으로 삼는 궤도 100㎞ 부근까지 닿는 아궤도 로켓 '뉴셰퍼스'를 운용중이다.
블루오리진은 2016년부터 뉴셰퍼드를 뛰어넘는 대형 우주발사체 뉴글렌 개발에 착수해 10년에 가까운 개발기간 끝에 첫 비행을 시도했다. 당초 2020년 첫 발사를 계획했으나 개발 지연으로 발사가 연기됐고, 지난 10일 발사 예정이었지만 날씨와 시스템 문제로 세 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시험 비행에 들어간 것이다.
뉴글렌 발사 성공은 상업 발사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딛는다는 의미다. 대형 탑재물을 우주 궤도에 올리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형 발사체 개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뉴글렌은 30층 건물 수준 높이의 대형 로켓으로 약 45톤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로 운반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대형 우주발사체 '팰컨 헤비'는 최대 64톤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지만 발사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프 베이조스에게 뉴글렌 발사는 단순 로켓 시장을 넘어 저궤도 위성통신망 사업을 위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현재 3232개의 위성을 저궤도로 쏘아올려 지구에 위성 인터넷을 제공할 '카이퍼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이 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해선 자체 대형 우주발사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X와 유사한 우주발사체 개발전략을 세워 시행중이다.
뉴글렌은 '재사용로켓'으로도 소개됐다. 발사 후 분리된 1단부는 탑재된 엔진을 이용해 해상 플랫폼에 착륙한다. 블루오리진은 이 방식으로 1단 발사체를 최대 25번 재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시도에서 1단부는 착륙에 실패하고 통신이 끊겨 회수에 실패했다.
이번 시험 발사가 스페이스X의 우주산업 독점에 제동을 거는 선전포고가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로켓 발사 254회 가운데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발사체 시장을 꽉 쥐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상업 발사의 핵심인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발사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올해에만 추가로 4번의 뉴글렌 발사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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