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알루미늄 '25% 일괄 관세'...韓 1조원 넘는 '관세폭탄'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1 10:53:13
  • -
  • +
  • 인쇄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에 서명하는 美 트럼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이 올해부터 연간 1조원이 넘는 관세를 물게 생겼다. 미국은 자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일괄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관세를 단순화한다"고 밝히며 알루미늄·철강 제품에 무관용으로 25% 관세를 적용한다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전날 백악관에서는 '추가 관세'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추가 관세가 아닌 일괄 관세였던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첫 임기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수출량을 이전 3년간 연평균 수출량의 70% 이하로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하는 대신 관세 면제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3월 12일자로 쿼터제가 모두 폐지되면서 이날부터 한국산 철강 제품들도 예외없이 25% 관세를 물게 됐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철강·알루미늄 업계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미국은 국내 주요 철강 수출국 중 하나로 전체 수출 비중의 13%를 차지한다. 미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은 약 4조2000억원으로 쿼터제 적용에 무관세 혜택을 받았다. 이 수출액을 기준으로 25% 관세를 계산하면 대략 1조500억원이다. 지난해 대미 알루미늄 수출액도 약 1조1300억원이었다. 

게다가 이번에 관세를 적용하는 품목의 범위도 확대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주로 가공을 거치지 않은 철강재와 1차 알루미늄 등 비가공 소재였지만 이번에는 자동차와 고층빌딩에 들어가는 자재용 제품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검토중"이라고 밝혀 한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지난해 1~3분기 북미 시장에서 매출 100조원대를 달성했으며, 반도체 역시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11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이 있는 한국을 포함해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국이 맞대응하며 관세 전쟁이 벌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한국 수출이 최대 65조원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만일 IT·전기전자, 반도체, 자동차 등으로도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북미 매출이 높은 국내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이틀 사이에 각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상대국 제품에 관세율을 부과하는 개념의 '상호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우리금융, 글로벌 ESG 투자지수 'FTSE4Good' 편입

우리금융그룹이 글로벌 ESG 투자 지수인 'FTSE4Good'에 신규 편입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지수 편입을 통해 우리금융은 글로벌 투자자와 소통을 더욱 강

기후/환경

+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플라스틱 펠릿으로 뒤덮인 바다...침몰 선박에서 7만자루가 '와르르'

침몰된 선박에서 유출된 플라스틱 알갱이(펠릿)들이 해안가로 밀려오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라이베리아 국적의 컨테이

극과극 날씨 패턴...중부는 '물폭탄' 남부는 '찜통더위'

13일 우리나라 날씨가 극과극 상황을 맞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호우특보가 발령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 반면 남부지방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