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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료들이 도널드 트럼프이 취임 한 이후 글로벌 기후포럼에 줄줄이 불참하고 있어, 앞으로 열리게 되는 국제기후회의가 힘이 빠지게 생겼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미 관료들이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첫 재임시기에 미국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탈퇴했지만 관료들은 기후회의에 꾸준히 참석해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회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미국은 여전히 UNFCCC에 가입해 있으며, 트럼프도 이에 대한 탈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올 1월 트럼프가 두번째 집권을 시작한 이후 미국은 그 어떤 기후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가디언의 취재결과 확인됐다. UNFCCC 기후 재정위원회 회의를 비롯해 최소 4건 이상의 회의에 미국측 대표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회의에도 미 정부 과학자들의 참석을 금지했을 뿐 아니라 이들이 연구하는 것조차 금지시켰다. 미 국제개발처(USAid) 소속 공무원도 관련 기후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불참이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의제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이 더 이상 국제 기후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문가들은 기후의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티모 라이터 UNFCCC 전문가그룹의 공동대표는 "트럼프 집권 이래로 미 국무부 관계자와 아무런 소통을 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인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를 완전히 무시하기로 결심했다는 매우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미국이 녹색기후기금에 약속한 40억달러 지원도 철회했다. 녹색기후기금은 빈곤국이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금이다. 미 국무부 관리 및 대리인도 지난주 열린 녹색기후기금 이사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IPCC 전문가그룹은 최근 공개서한에서 "IPCC가 최신 과학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며 "과학은 지도자와 협상가가 선의로, 강력한 증거를 바탕으로 함께 일해 모든 사람에게 더 안전하고 더 공정한 세상을 향한 길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미국이나 트럼프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이 IPCC에서 탈퇴하거나 훼방을 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다음 IPCC 보고서가 지연되거나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니얼 보단스키 애리조나주립대학 법학 교수는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서 트럼프 2.0는 1.0과 상당히 다르다"고 보았다. 트럼프의 첫 임기동안에는 미국이 파리협약 탈퇴 의사를 유엔에 통보했을지언정 국제협상 참여에는 상당히 적극적이었지만, 트럼프 2기에서는 이조차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 지출 및 인력까지 삭감하는 상황에서 관련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공무원들이 국무부를 떠났는지, 아니면 단순히 참석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보단스키는 "국무부 내 기후변화사무소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불분명하다"며 "사무소 규모가 크게 줄어들거나 완전히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가 복귀 첫날 파리협약에서 탈퇴하면서 미국은 이란, 리비아, 예멘과 함께 파리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가 됐다. 유엔은 2026년 1월 27일 미국이 파리협약을 공식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장관은 이달초 "G20 정상회담이 DEI(Diversity·다양성, equity·형평성, and inclusion·포용성)와 기후변화를 홍보하는데 쓰이고 있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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