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후회의 힘빠지나...美관료들 트럼프 눈치에 줄줄이 불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26 13:37:50
  • -
  • +
  • 인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 관료들이 도널드 트럼프이 취임 한 이후 글로벌 기후포럼에 줄줄이 불참하고 있어, 앞으로 열리게 되는 국제기후회의가 힘이 빠지게 생겼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미 관료들이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첫 재임시기에 미국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탈퇴했지만 관료들은 기후회의에 꾸준히 참석해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회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미국은 여전히 ​​UNFCCC에 가입해 있으며, 트럼프도 이에 대한 탈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올 1월 트럼프가 두번째 집권을 시작한 이후 미국은 그 어떤 기후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가디언의 취재결과 확인됐다. UNFCCC 기후 재정위원회 회의를 비롯해 최소 4건 이상의 회의에 미국측 대표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회의에도 미 정부 과학자들의 참석을 금지했을 뿐 아니라 이들이 연구하는 것조차 금지시켰다. 미 국제개발처(USAid) 소속 공무원도 관련 기후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불참이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의제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이 더 이상 국제 기후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문가들은 기후의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티모 라이터 UNFCCC 전문가그룹의 공동대표는 "트럼프 집권 이래로 미 국무부 관계자와 아무런 소통을 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인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를 완전히 무시하기로 결심했다는 매우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미국이 녹색기후기금에 약속한 40억달러 지원도 철회했다. 녹색기후기금은 빈곤국이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금이다. 미 국무부 관리 및 대리인도 지난주 열린 녹색기후기금 이사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IPCC 전문가그룹은 최근 공개서한에서 "IPCC가 최신 과학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며 "과학은 지도자와 협상가가 선의로, 강력한 증거를 바탕으로 함께 일해 모든 사람에게 더 안전하고 더 공정한 세상을 향한 길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미국이나 트럼프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이 IPCC에서 탈퇴하거나 훼방을 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다음 IPCC 보고서가 지연되거나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니얼 보단스키 애리조나주립대학 법학 교수는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서 트럼프 2.0는 1.0과 상당히 다르다"고 보았다. 트럼프의 첫 임기동안에는 미국이 파리협약 탈퇴 의사를 유엔에 통보했을지언정 국제협상 참여에는 상당히 적극적이었지만, 트럼프 2기에서는 이조차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 지출 및 인력까지 삭감하는 상황에서 관련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공무원들이 국무부를 떠났는지, 아니면 단순히 참석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보단스키는 "국무부 내 기후변화사무소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불분명하다"며 "사무소 규모가 크게 줄어들거나 완전히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가 복귀 첫날 파리협약에서 탈퇴하면서 미국은 이란, 리비아, 예멘과 함께 파리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가 됐다. 유엔은 2026년 1월 27일 미국이 파리협약을 공식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장관은 이달초 "G20 정상회담이 DEI(Diversity·다양성, equity·형평성, and inclusion·포용성)와 기후변화를 홍보하는데 쓰이고 있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금융, 다문화자녀를 위한 '우리아트스쿨' 참여기관 모집

우리금융이 '2025년 우리아트스쿨'에서 다문화자녀를 대상으로 미술교육을 진행할 기관을 모집한다.우리금융그룹의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다문화자녀

패션업계 그린워싱 잡는다…공정위, 자라·미쏘·스파오 등 제재

패션업체들이 자사 제품에 친환경적인 표현을 쓰며 거짓 광고를 하는 이른바 '그린워싱' 혐의로 잇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공정위는 표

국내 제조사 62.7% "탄소중립 정책은 규제"로 인식

국내 제조업 3곳 중 2곳은 현행 탄소중립 정책을 규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에서 매출액 기준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공공기관과 손잡고 '자립준비청년' 지원한다

우리은행이 공공기관과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나선다.우리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활복지개발원과 함께 '취약청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코오롱ENP,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

코오롱ENP가 인천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하고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에 나섰다. 코오롱ENP는 14일 임직원 40명과 함께 첫 공식 반려해변

'우유·주스팩 수거해요'...카카오·환경부 '종이팩 회수서비스' 나선다

일반 종이로 재활용하기 힘든 우유나 주스팩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카카오가 손잡고 종이팩 회수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카카오

기후/환경

+

"올해 전기차 판매 2천만대 돌파예상...신차 판매 25% 차지"

올해 전기차는 신차 판매량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현지시간) '2025년 세계 전기차 전망 보고서'(Global EV Outloo

지구 9가지 한계선 중 6가지 '위험상태'...되돌릴 5가지 방법은?

인류 생존을 위한 지구는 이미 한계선을 넘어 위험한 상태지만, 지속가능한 정책을 펼친다면 지구를 2015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

남성 온실가스 배출량 여성보다 26% 많다...이유는?

여성보다 남성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요인이 자동차 운전과 육류 섭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온딘 버

작년 우주쓰레기 3000개 발생…매일 3개씩 지구로 추락

지난해 우주에서 발생한 인공위성 잔해물이나 발사체 파편 등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우주쓰레기 가운데 하루평균 3개

[새 정부에게 바란다] "화석연료 퇴출...확실한 로드맵 필요"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훼손된 산림 회복속도 길어진다..."기온상승과 수분부족탓"

나무가 훼손된 산림이 기온상승과 강수량 부족 등으로 회복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와 미국 콜로라도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