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 미국에 서식하는 꿀벌 60%가 사라지거나 폐사됐다. 겨울마다 폐사되기도 하지만 절반 넘게 사라지거나 폐사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단체 'PAm'(Project Apis m)이 2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서식하는 꿀벌 가운데 60%가 올겨울 폐사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액으로 따지면 1억3900만달러(약 2034억8200만원)에 달한다. 꿀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꿀 가격은 5%가량 올랐다.
전례없는 규모로 벌집이 감소하면서 양봉업자들은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PAm이 미국 양봉업자 3분의 2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양봉업자 대부분은 "벌도, 죽은 벌도, 집의 자산도, 은퇴금도, 가족의 돈도 모두 사라졌다"며 "남은 건 빈 상자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스콧 맥아트 미국 코넬대학 곤충학과 조교수는 "올겨울 꿀벌 폐사율은 지난해 발생한 기록적인 감소율보다 더 높은 수치"라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꿀벌 손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 있는 꿀벌 군체는 380만개로, 5년전보다 100만개 더 늘었다. 맥아트는 많은 사람들이 양봉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더 많은 군집이 생겨나고 있지만 "공급량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집 손실률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겨울에 벌 군집의 일부가 폐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20년전까지만 해도 겨울철 꿀벌 폐사율은 10~20%에 그쳤다. 반면 현재 꿀벌 폐사율은 50~60%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집 전체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죽어버리는 '군집 붕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서식지 파괴, 살충제 사용이 벌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으며, 여기에 양봉벌의 경우 영양 부족, 열악한 관리관행, 바로아진드기, 질병 등도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꿀벌 개체수가 줄면서 꿀과 일부 식량작물 공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곤충의 감소가 식량생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꿀벌이 사라지는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서 조사 중이었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력이 크게 감축되면서 진척이 부진해진 상황이다. 연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한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맥아트 교수는 "매년 손실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올해 일부 아몬드 과수원에서는 수분매개자가 부족해졌고, 이런 영향이 다른 작물에도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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