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했다.
이날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앙, 용기, 보편적 사랑을 갖고 복음의 가치를 살아가라고 우리를 가르쳤다"며 "그는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소외된 이들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렴으로 지난 2월 14일부터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이후 호흡 곤란 증세로 산소 치료를 받았다. 또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로 수혈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3월 23일 퇴원해 최근까지 활동을 해왔다.
교황은 부활절을 앞두고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교도소를 깜짝 방문했고, 이탈리아를 방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나누기도 했다. 부활절 대축일에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고 부활절 메시지를 전한지 하루 만에 선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지난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그는 평생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실천한 서민적인 교황이었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회계 업무를 봐주던 양말공장에서 청소와 사무보조로 일하기로 했고, 공업학교에 진학한 후 오전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오후엔 학교에서 식품화학을 공부하는 '주경야독'의 삶을 살았다.
전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끄는 수장에 걸맞지 않게 그는 교황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검소한 삶을 이어갔다. 허름한 구두에 철제 십자가를 걸고 항상 소형차로 이동했다. 호화로운 관저 대신 일반 사제들이 묵는 공동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낸 종교 지도자로도 평가받는다. 적대적 관계에 있던 미국과 쿠바의 2015년 국교 정상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고, 2017년에는 로힝야족 추방으로 '인종청소' 논란이 불거진 미얀마를 찾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2021년 이라크 땅을 밟아 무장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발발한 이래 교황은 끊임없이 평화의 목소리를 냈고, 2023년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도 민간인 희생을 막고 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교황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현재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138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중 110명을 직접 임명했다. 베네딕토 16세와 요한 바오로 2세가 임명한 추기경은 각각 23명,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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