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인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대비 1.5℃ 이내로 억제한다고 해도 해수면 상승을 막을 수 없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더럼대 크리스 스토크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온난화로 인한 과거·현재 데이터와 미래 빙상 손실과 해수면 상승 예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억제하는 파리협약 목표를 달성해도 극지방 빙상 손실과 해수면 급상승을 막기 어렵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지구 기온이 1.5℃ 상승할 경우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 손실이 빨라져 수세기에 걸쳐 해수면이 수미터(m)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피하려면 온난화 억제 목표가 1℃에 가까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이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65m가량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토크스 교수는 "1.5℃는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에 너무 높은 온도"라며 "일정수준의 해수면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최근 빙상 손실 속도는 현재 기후 조건에서도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빙상에서 손실되는 얼음양은 1990년 이후 4배 늘었고, 산업화 이전 대비 1.2℃ 상승한 기온 수준에서 연간 3700억톤(t)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
연구팀은 1.5℃ 상승이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방대한 증거들을 검토하고 시뮬레이션으로 향후 변화를 예측했다. 과거 온난화 시기 증거들을 분석하고, 현재 빙상이 얼마나 손실되고 있는지를 측정한 자료와 향후 수 세기 동안 온도 상승 수준에 따라 얼마나 많은 빙상이 녹을지 예측한 모델을 결합했다.
연구 결과, 만약 지구 기온이 1.5℃ 상승하면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의 녹는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해수면 상승 폭은 빠르면 수십 년, 길어도 수 세기 안에 수m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해수면 상승이 해안 및 섬 주민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수억 명의 이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책 입안자들과 각국 정부가 지구 온도 1.5℃ 상승이 해수면에 미칠 영향을 잘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해수면으로부터 1m 이내에 거주하는 이들은 전세계 2억3000만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토크스 교수는 "1990년대 초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1℃ 높았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350ppm 정도였는데 현재는 424ppm에 달하고 또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삶이 유지될 수 있는 온도 상승 한계치는 1℃ 정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24년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6℃ 오른 해로 기록됐다. 파리협약 목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온 상승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1년 평균이 1.5℃를 넘어섰다고 실패한 건 아니지만 이처럼 뜨거운 날이 늘어갈수록 지구 온도 억제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지구&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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