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대 최악의 더위 닥친다...기후취약 도시들 '각자도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7 17: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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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관련 예산과 인력을 대폭 삭감한 올해 전례없는 더위가 닥칠 것이라는 예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오는 6월~8월 알래스카 극북지역을 제외한 미 전역의 기온이 이례적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네소타주 인터내셔널 폴스는 올 5월초 32℃를 넘는 기온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 기록보다 한달 이상 더위가 빨리 찾아온 것이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160km 떨어진 지역에서는 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이 번져 주 방위군까지 투입됐다. 텍사스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5월 중순 리오그란데밸리는 데스밸리보다 더 뜨거웠다.

NOAA에 따르면 봄철 강수량 부족에 더해 미 서부 전역의 적설량이 고온 현상으로 빠르게 녹으면서 여름철 가뭄과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미 날씨가 평년보다 건조해져 플로리다주와 대서양 중부지역 가뭄을 악화시켰다.

폭염은 미국 내 기상관련 사망의 주 원인이며,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2024년 NOAA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999년 이후 117% 증가했다. 이주민, 수감자, 냉방이 부족한 건물에 거주하는 학생 등 취약계층의 경우, 기온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에이드리언 하인츠 미국 스탠퍼드대학 임상심리학자는 "극심한 더위는 의사 결정, 억제, 작업 순서 지정 등 우리 뇌의 사고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마치 진흙탕을 걷는 것처럼 학습 능력 및 업무 수행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하인츠 박사는 "장기적인 폭염이 사회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정신건강의 초석인 수면에 영향을 미쳐 역경을 견디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저하시킨다"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러한 이상기후 및 재난에 대비하는 기관의 인력 및 예산이 감축돼 전문가들은 기후재해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미 기상청 휴스턴 지부가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NOAA와 같은 연방 과학기관들도 축소된 역량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수백 명의 기상학자가 미 기상청을 떠났고, 제공하는 서비스가 축소됐다. 이에 폭염 및 기상이변 예보 부담은 주와 지방 공무원, 대학 직원, 비영리 단체로 분산됐다.

아직까지 미국의 날씨 예보에는 차질이 없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방 기관이 기후비상사태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소속의 한 기후학자는 "여름은 점점 더워지고 있고, 산불은 수년째 길어지고 강렬해지고 있다"며 "이런 최악의 시기에 연방 과학인프라와 비상대응 역량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지난 바이든 행정부는 노동자들을 폭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국가적 지침을 최초로 제정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 또한 무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올해 이상기후에 대비하는 일은 지자체 각자도생의 문제가 된 것이다. 지난해 애리조나주 투산 등 더위에 취약한 여러 도시와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주 등에서는 폭염 대비 노력을 강화하는 지역 규정과 조례를 통과시켰다.

도시 기후리더십그룹(C40) 소속 맨디 이케르트는 "극심한 기상현상으로 건강, 안전, 경제적 영향이 증가하면서 도시 차원에서 대비에 나서고 있다"며 "냉방시설 투자, 주민과의 소통 강화 그리고 건물과 건물 내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정책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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