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점검]재생에너지 매년 2.3%씩 늘려야 하는데...지자체 계획은 '안갯속'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8 08:00:02
  • -
  • +
  • 인쇄
[17개 광역지자체 탄소중립계획 살펴보니 ③]
재생에너지 보급사업과 에너지 자립률 큰 격차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와 이를 감축하기 위한 이행계획과 수단 등을 점검하기 위해 △건축물 에너지 △교통 및 운송수단 △친환경 교통정책 △재생에너지 지원 사업 △자원순환 △녹지확충 등을 중심으로 17개 지자체의 정책실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산업자원통상부 에너지위원회는 17개 광역지자체에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15%까지 늘리고, 분산전원 발전비중도 22%로 확대하는 것을 확정했다. 하지만 이를 달성한 지자체는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제주도뿐인 것으로 파악된다. 태양광이 밀집해 있는 전라남도는 16%, 전라북도는 19%, 제주도는 20%에 이른다. 

당시 국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25년까지 15.1%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24년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10%에 그쳤다. 윤석열 정부 시절에 확정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계획(NDC)'에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1.5%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따라서 남아있는 5년동안 11.5%를 더 늘려야 한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지자체들의 이행계획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 없다.

또 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 지원사업 쏠림현상이 심하다. 풍력과 지열, 태양열 등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은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설치 실적도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는 분산형 지원체계를 갖춘 지자체도 드문 실정이다. '2050 탄소중립' 달성에 앞서 2030 NDC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5년동안 매년 2.3%씩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높여야 하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 재생에너지 보급사업 지역별 큰 격차 

경상남도는 올해 도내 17개 시군에 총 355억원을 투입해 주택과 상가, 공장, 공공청사 등 3911개소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경상남도는 단순히 보급 수량을 늘리는데 그치지 않고, 자가발전 기반을 넓혀 에너지 자립률 향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도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분산형 전원 프로젝트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천시는 올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 총 142억원을 투입해 총 1111개소를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 미니태양광 보급, 주택지원, 태양광발전 융자지원 등을 통해 태양광뿐만 아닌 태양열과 지열의 신규 설비도 설치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드물게 융복합형 재생에너지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반면 '미니태양광 설치 지원사업'을 추진했던 서울시는 지난 2022년 경제성 논란과 일부 업체들의 부실 집행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대안으로 서울시는 최근 몇 년간 매년 10억원씩 투입해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민간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900만명에 달하는 서울의 인구수와 에너지 수요를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규모와 대상이 제한돼 있어 건물 소유자 가운데 일부만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재생에너지 자립률···서울 1% 강원 33.8%

서울과 경기도는 '미니태양광' 등 주거용 태양광 설비 설치 수에서 전국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전력소비 대비 자체 발전 비율을 나타내는 재생에너지 자립률은 1%에도 못미친다. 설치수는 많지만 자립률이 낮은 이유는 고층건물 밀집, 일조 조건 한계, 소형모듈 위주의 설치방식 등 구조적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전력 생산보다 계통연계 중심의 공급 구조도 자립률 개선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반면 강원도는 높은 고도와 일조량, 대규모 부지 덕분에 재생에너지 자립률이 33.8%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건물이나 시설에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대하고 있다. 또 지역의 풍부한 산림자원이나 유휴부지를 활용한 '산림 바이오매스' 등 맞춤형 에너지 정책도 추진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도시별 재생에너지 자립률을 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해외에서는 도시별 특성을 감안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도시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모든 지역의 공통 목표이지만, 실제 정책 실행을 보면 기술 구성이나 예산 배분, 사후관리 체계 등에서 지역별 편차가 뚜렷하다. 이제는 단순히 설비 설치 수를 늘리는 양적 성과를 넘어, 각 지역의 고유한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기술 조합과 실질적인 효과를 중심에 둔 지원 설계가 시급하다.

특히 주택용 태양광에만 집중된 획일적인 보급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된 에너지를 현장에서 소비하고 저장하는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위한 혁신적인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각 지역이 처한 상황에 맞는 최적의 에너지 솔루션을 찾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기후/환경

+

또 물에 잠긴 파키스탄...폭우에 빙하 녹은 물까지 덮쳤다

몬순(우기)를 맞은 파키스탄에 이상고온으로 빙하까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1

40℃로 치솟는 英..."이 추세면 2070년대 폭염 사망자 3만명" 경고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70년대에 연간 3만명 넘는 사람들이 폭염에 의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10일(현지시간)

李대통령 한마디에 지자체들 발빠르게 폭염대책 마련

폭염에 취약계층과 농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

서울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 4.2℃까지 차이...이유는?

서울지역 한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도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가 최대 4.2℃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숲의 면

[주말날씨] 백두대간 서쪽은 '찜통더위'...동쪽은 '더위' 꺾여

이번 주말에도 백두대간 서쪽과 내륙은 체감온도가 35℃를 넘나드는 '극한폭염'이 이어지겠다. 곳곳에서 낮동안의 폭염의 영향으로 밤에도 기온이 내

'참치' 늘고 '오징어' 줄고...뜨거워진 동해안 어종 바뀌고 있다

동해안은 전세계 연안에 비해 수온이 3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탓에 어종도 바뀌고 있다.연일 35℃가 넘는 폭염이 한창인 10일 오후 3시 동해안의 수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