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동부에 위치한 뉴저지주의 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학생 150여명이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현재 미국은 열돔 현상으로 1억6000만명의 사람들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30분께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기온은 37.2℃에 달했다. 13년만에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뉴욕 퀸즈에 있는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은 이날 38.9℃로 나타나 역대 6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뉴욕보다 북쪽에 있는 보스턴도 37.8℃에 달했다.
뉴저지,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DC 등 대도시가 몰려있는 동부 연안지역도 이날 최고 기온이 40℃에 육박하거나 이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됐다.
뉴저지 패터슨은 이날 최대 32.2℃까지 올랐으며, 습도로 인해 체감온도는 42℃에 달했다. 이 때문에 한 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야외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이름을 호명받는 도중 150여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했고, 이 가운데 16명은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서부 도시 세인트 루이스 인근에서는 38℃ 폭염 속에서 55세 여성이 냉방없이 지내다가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NWS는 이들 대도시 지역을 포함해 미국 동부 연안 약 3분의 1 지역에 폭염 경보 및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이밖에도 인디애나주 북부 및 오하이오주 북서부 등 미국 중서부 일대에도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폭염경보에 영향을 받는 인구는 약 1억6000만명을 추산된다.
6월 초임에도 불구하고 7월 한여름 수준의 폭염이 나타난 건 지난 주말 미 중서부를 중심으로 형성된 열돔이 동부로 이동하면서 지표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열돔' 현상은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것으로, 뜨거운 햇볕에 의해 공기가 계속 달궈지면서 장기간 가마솥 더위가 이어진다.
미국 열돔 현상은 주로 남부와 남서부 지역에 나타나는데, 이처럼 초여름에 동부 지역에 형성되는 건 매우 드문 편이다. NWS는 "최근 기상이변으로 열돔 현상의 규칙성이 깨지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메인, 버몬트, 뉴햄프셔주 등 동북부 지역에서 열돔 현상이 발생해 여름에도 비교적 선선한 지역이 폭염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NWS는 오는 25일부터 기록적인 폭염 영향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오는 27일부터 6월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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