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커지는 작물...당 함량 높지만 영양소는 부족해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4 16:02:11
  • -
  • +
  • 인쇄

기후변화로 이산화탄소가 높으면 작물이 크게 자라면서 당함량은 높아지지만 영양성분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농도 증가는 우리가 먹는 작물의 영양소까지 줄어들게 만드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 존무어스대학 연구팀은 잎채소류를 영국의 예상 미래 기후조건에 맞춰 통제된 환경에서 성장시켰더니, 미네랄과 항산화 성분이 감소하는 등 농작물의 영양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케일, 시금치 등 잎채소에 초점을 맞춰 이들의 영양성분이 기온 및 이산화탄소 상승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연구했다. 성장한 식물의 영양 품질은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 및 X선 형광 프로파일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지면 작물이 더 빠르고 크게 자라지만, 칼슘 등 주요 미네랄과 특정 항산화 화합물이 감소했다. 여기에 온도까지 오르면 영양소가 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가가 낮으면 수확량은 거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기후 스트레스 반응은 작물마다 다르게 나타났으며, 일부 종은 다른 종보다 훨씬 반응이 강했다. 이러한 다양성은 농작물의 변화를 일반화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며, 여러 스트레스 요인을 함께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러한 영양 불균형은 인류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지역사회에서 보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영양 불균형에 취약한 중·저소득 국가 인구의 건강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을수록 작물의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당 함량이 높아지는 대신 영양소, 특히 미네랄, 필수 단백질 및 항산화 물질이 적어져 비만, 면역력 약화 및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이끈 지아타 우와 에켈레 리버풀 존 무어스대학 박사과정 학생은 "이러한 변화는 칼로리만 높고 영양가가 낮은 식단을 초래한다"며 "과일과 채소의 당 함량이 증가하면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범위는 영국의 환경에 한정됐지만, 기후변화가 작물에 주는 영향은 전세계적이며 북반구의 식량체계는 이미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켈레 저자에 따르면 환경변화는 광합성과 성장속도에서 영양소 합성 및 저장까지 작물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음식은 단순 칼로리 그 이상이고, 이는 인간 개발과 기후 적응을 위한 토대"라며 "많은 음식을 재배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음식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인류복지를 어떻게 지원하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8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실험생물학회(Society for Experimental Biology) 연례총회에서 발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아기상어' 코스닥行...더핑크퐁, 연내 상장 목표로 공모절차 착수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토종 콘텐츠 '아기상어'로 유명한 더핑크퐁컴퍼니가 연내 코스닥에 입성한다.더핑크퐁컴퍼니는 22일 금융위원회에 코

대한항공, SAF 사용확대...고베·오사카 노선도 국산SAF 1% 혼입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생산한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를 사용하는 상용운항 노선을 확대한다고 22일 밝혔다.SAF는 폐기름, 동·

폐기된 서버 '로그기록' 있었다...KT, 소액결제 사태 새로운 단서?

KT가 폐기한 서버에서 로그기록이 별도로 백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중국 해커집단의 국내 통신사 해킹 수법의 새로운 단서가 될지 주목된다.22일 KT가

하이트진로, 제주 이호테우해변서 ‘해변 가꾸기’ 환경정화

하이트진로가 '국제 연안 정화의 날'을 맞아 지난 19일 제주 이호테우해변에서 환경정화활동을 펼쳤다고 22일 밝혔다.하이트진로는 2020년 제주 표선해

2027년부터 국내급유 국제선 지속가능항공유 '1% 의무화'

2027년부터 국내에서 급유하는 모든 국제선 여객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1% 혼합이 의무화된다.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항공업계 탄소중

대기업 취업시장 '활짝'…하반기 2만5000명 채용한다

삼성과 현대차 그리고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사면서 침체됐던 취업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19일 재계에 따

기후/환경

+

"美 산불 연기로 2050년까지 190만명 사망할 것"

북미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불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산불 연기로 인한 사망자가 2050년까지 19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

美서 '살 파먹는' 박테리아 번성...기후위기 때문이라고?

올해 미국 루이지애나주 해안에서 일명 '살 파먹는' 박테리아로 인해 5명이 사망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박테리아가 번성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1

붉게 변하는 알래스카 연어 하천…녹고있는 영구동토층이 원인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알래스카 북부 브룩스 산맥의 하천이 주황빛으로 변하며 새로운 수질 위기가 드러났다.미국 워싱턴대와 알래스카대 연구진은 9

트럼프는 반친환경 정책 펴지만...美 '기후주간' 역대 최대 규모로 개막

'클라이밋 위크(Climate Week) 2025'가 미국 뉴욕에서 21일(현지시간) 8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친환경적 정

저수율 52%로 가뭄 벗어났지만...강릉, 투명페트 쓰레기에 '몸살'

강릉은 열흘전만 해도 저수율이 11.5%까지 떨어져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지만 최근 잇달아 내린 비 덕분에 저수율이 52%까지 높아지면서 가뭄에서 벗어났

가뭄 벗어난 강릉...단비에 도암댐 방류덕에 저수율 50.8%

강릉이 드디어 가뭄에서 벗어났다. 몇 일 간격으로 내린 단비에 평창 도암댐 방류까지 시작하면서 저수율이 50%를 넘어섰다.강릉지역 생활용수의 87%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