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전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절반이 단 32개 석유화학기업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년도 36개 기업에서 더 줄어들면서, 기후위기의 책임에 대한 대기업 쏠림현상이 더 심해졌다.
21일(현지시간) 국제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이 발표한 '카본 메이저스(Carbon Majors)'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국영기업 최대 오염원은 사우디아람코, 민간기업 최대 오염원은 엑슨모빌로 지목했다.
사우디아람코는 2024년 한해에만 17억톤의 CO₂를 배출했으며 이 중 상당부분이 수출된 석유에서 발생했다. 사우디아람코를 하나의 국가로 따지면 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의 탄소배출국이 되는 셈이다. 엑슨모빌은 6억1000만톤의 CO₂, 우리나라보다 많은 배출량을 기록하며 세계 9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배출량 상위 기업 20곳 가운데 17곳이 국영 기업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이 정치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들 17개 기업을 운영하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등으로, 이들은 지난해 12월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안에 반대한 바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량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잠깐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세계 탄소배출량도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파파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한대로 지구 기온 상승폭을 1.5℃ 내로 억제하려면 2030년까지 배출량을 45% 줄여야 하지만, 이 목표는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폭을 최대한 제한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며 "기온이 0.1℃씩 오를 때마다 공동체가 겪는 피해는 더욱 심각해진다"고 경고했다.
최근 석유화학업계의 대규모 인수·합병도 이어지면서 배출량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엑슨모빌은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를, 셰브론은 헤스를 인수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에밋 코네어 인플루언스맵 연구원은 "매년 전세계 배출량은 소수 배출원에 집중되는데 그 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데이터가 이들 기업의 책임을 묻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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