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였던 조개껍질 '어엿한 건축자재'로 재탄생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8 18:40:33
  • -
  • +
  • 인쇄
브라질 한 디자인회사가 제작한 '수루루 코보고' 박람회서 눈길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취급받던 조개껍질이 건축자재로 재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브라질의 건축디자인업체인 '로젠바움'(Rosenbaum)은 매년 수천톤씩 발생하는 조개껍질을 이용해 건축자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건축자재는 남미 최대의 건축박람회 '엑스포 레베스티르(Expo Revestir) 2020'에 전시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PO REVESTIR 2020에 전시된 '수루루 코보고(Sururu Cobogo)'

조개껍질이 건축자재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로젠바움의 마르셀로 로젠바움의 관심 덕분이다. 그는 어느날 브라질 동북부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작은 도시 알라고아스주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수루루(Sururu)'에 주목했다. '수루루'는 열대 홍합의 한 종류다.

'수루루'가 들어가는 요리는 2014년 알라고아스주의 무형유산으로 지정될만큼 브라질 북동부 지역의 상징적인 전통요리다. 유명하다보니 먹는 사람도 그만큼 많다. 

문제는 '수루루' 껍질이다. 알라고아스주에 쌓이는 수루루 껍질은 한달에 300톤에 달할 정도였다. 고스란히 쓰레기로 전락한 이 껍질은 고장의 미관을 해칠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의 주범이 됐다.

마르셀로는 바로 이 '수루루' 껍질에 주목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브라질 현대디자인의 한 요소인 '코보고'(Cobogo)에 적용하는 것. '코보고'는 투각으로 문양을 새겨넣은 블록을 통칭하는 용어다. 열대 기후인 브라질 북동부는 공기순환을 위해 이 '코보고' 디자인을 자주 사용한다.

▲마을에 수북이 쌓여있는 '수루루(Sururu)' 껍질

'코보고'는 주로 시멘트와 유리를 사용해 제작한다.
마르셀로는 '수루루' 껍질을 이용해 코보고를 제작했다. 수루루 껍질을 갈아서 반죽을 만들고 이 반죽으로 '코보고'를 만들다보니, 마르셀로는 완벽한 질감을 낼 수 있는 최적의 껍질 크기를 찾기 위해 수개월동안 테스트를 거듭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무지개 빛깔을 보이는 '수루루 코보고'

그 결과 시멘트와 다른 유기적인 모양과 껍질의 곡선, 질감 그리고 수루루 껍질의 무지개 빛깔이 아름답게 보이는 '수루루 코보고'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수루루 코보고'는 모두 수작업으로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루루 코보고는 현재 브라질 전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버려지는 굴 껍질이 지역사회의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2018년동안 버려진 굴 껍질의 양은 30만3000톤에 달했다. 이에 지자체에서는 이를 비료로 재가공하거나 바이오시멘트로 재활용하는 방법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려지는 굴 껍질도 브라질의 '수루루 코보고'처럼 언젠가 실용적이고 멋스러운 재료로 탄생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자연복원 참여기업 ESG실적 인정...첫 민관협력 사업 진행

기업이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자연환경 복원사업에 참여하면 ESG 경영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시범사업이 민관협력으로 진행된다.환경부는 민간기업인

환경부 'ESG 전문인력' 교육과정 참가자 모집

환경부가 ESG 전문인력 교육과정 참가자를 모집한다.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5년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

화석연료에 46조 투자한 유럽 ESG펀드들...규제 앞두고 '이름지우기' 분주

유럽 투자회사들이 'ESG펀드'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한 규모가 330억달러(약 46조1200억원)가 넘는다는 폭로가 나왔다. '무늬만 EGS펀드'는 이달부터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KCC, 지역 사회시설 환경개선 활동..."ESG경영 앞장"

KCC가 전국 사업장 소재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으로 ESG경영에 앞장선다.KCC는 전라북도 진안군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SPC삼립,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에 "죄송하다" 사과문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사고는 19일 오전 3시쯤 시화공장에서 발생했으며, 숨진 A씨

기후/환경

+

산호초에 무해하다는 ‘리프 세이프’ 선크림...정말 안전할까?

자외선차단제(선크림) 성분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산호초에 무해하다는 'Reef Safe'(산호초 안전) 마크를 붙인 제품

매년 3.2%씩 사라진 아마존...강수량도 5.4% 줄었다

아마존 산림면적이 감소하면서 강수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9일(현지시간) 유 리우(Yu Liu) 중국 난징대학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지난 14년동안 산

"5월이 아까시꿀 제철인데"...양봉농가 잇단 폭우에 '시름'

"꿀이 막 올라오려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꿀벌들이 꿀을 모을 시기를 놓치고 있다."최근 여름철을 방불케하는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새 정부에 바란다] "청년은 기후위기 피해자...의견 반영해야"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환경부, 수도권 폐기물 직매립 금지 유예 '고려'…환경단체 "정책 퇴보" 비판

환경부가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처를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단체가 강도 높은 비판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