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앱마켓수수료 30% 챙겨 연간 '36조원' 수익
'IT공룡' 구글과 애플을 향한 '앱마켓 반독점 규제'가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는 무산됐지만 이에 맞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이 연합체로 대항하려는 움직임이어서 앞으로 남은 주별 소송전은 불꽃 접전이 예상된다.
노스다코타주 상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앱마켓 반독점 규제를 담은 '2333 법안'을 찬성 11명에 반대 36명으로 부결시켰다. 지난달 발의된 '2333 법안'은 '연간 매출액이 1000만달러(약 110억원)가 넘는 디지털 앱배포 플랫폼 사업자는 앱개발자에게 자신의 플랫폼에서만 앱을 배포하고 결제(인앱)하도록 강요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사실상 구글과 애플을 겨냥한 법안이다.
이 때문에 구글과 애플은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철벽방어에 나섰다. 지난 9일 노스다코타주 주의회에 출석한 애플의 에리크 노이엔슈반더 개인정보보호 담당자는 "앱스토어에서 나쁜 앱을 퇴출하고자 노력하는데 법안이 통과되면 나쁜 앱이 들어오도록 허용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질과 안전성, 신빙성이 떨어지는 물건을 선반에 쌓아두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은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법안이 부결되어야 하는 이유로 개인정보보호와 앱관리를 내세웠던 것이다. 노스다코타주 의회는 결국 '2333 법안'을 부결했으니, 애플의 논리는 먹힌 셈이다.
그러자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모바일앱 개발자들은 애플과 구글에 다시한번 선전포고를 하며 싸움이 끝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팀스 위니 에픽게임스 대표는 16일 자신의 소셜서비스(SNS)에 "앱스토어 독점에 맞서기 위한 노스다코타주의 노력은 소비자와 개발자들에게 매우 훌륭한 일"이라며 "앱공정성연합(CAF)은 입법 추진을 위해 홍보와 로비를 하고 개발자들을 조직했고, 에픽도 그 일원이 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애플과 구글에 맞서기 위한 법 제정을 '앱공정성연합'(CAF)이 주도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앱공정성연합'은 에픽게임즈가 주도해서 결성됐지만 현재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업체인 스포티파이, 데이팅앱 '틴더'의 운영사 매치그룹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인기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다. 이 회사가 애플과 구글의 반독점 규제에 앞장서게 된 이유는 지난해 자체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삭제조치를 당한 때문이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즉각 소송을 제기하는데 이어, 앱공정성연합을 결성했던 것이다. 이 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소포티파이도 EU경쟁위원회에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과다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대부분의 모바일앱 개발사들은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불공정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인앱 결제' 방식으로 수수료 30%를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플랫폼 안에서만 결제하도록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수수료 30%를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 경쟁으로 소비자와 앱개발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앱스토어 운용초기부터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30% 수수료를 떼고 있다. 게임앱에만 30% 수수료를 뗐던 구글도 올 10월부터 모든 앱에 30% 수수료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두 회사가 벌이들인 수익은 지난해 330억달러(약 36조50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미국 앱분석업체 '센서타워'는 추정했다. CNBC에 따르면 2019년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 수익은 150억달러(약 16조6000원)에 달했다. 구글과 애플 입장에서는 이처럼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수수료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이에 따라 '2333 법안' 통과를 기를 쓰고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점차 세력화되고 있는 모바일앱 개발자 진영도 이에 결사항전의 기세로 맞설 조짐이다. 이에 IT공룡들과 모바일앱 개발사들의 1차전은 IT공룡들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조지아·애리조나·매사추세츠·미네소타·위스콘신 등에서도 노스다코타주와 비슷한 법안이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한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CAF도 성명을 통해 "CAF는 앱스토어의 변화를 확인하고 싶다"며 앞으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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