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반독점 규제' 승리?..."이제 시작일뿐' 줄입법 예고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50:13
  • -
  • +
  • 인쇄
美노스다코타주 '2333법안' 무산 불구 CAF '주별 입법'
구글-애플, 앱마켓수수료 30% 챙겨 연간 '36조원' 수익
▲앱개발자들은 구글과 애플의 '과도한 수수료'와 '앱마켓 독과점'에 대항하고 있다. 

'IT공룡' 구글과 애플을 향한 '앱마켓 반독점 규제'가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는 무산됐지만 이에 맞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이 연합체로 대항하려는 움직임이어서 앞으로 남은 주별 소송전은 불꽃 접전이 예상된다.

노스다코타주 상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앱마켓 반독점 규제를 담은 '2333 법안'을 찬성 11명에 반대 36명으로 부결시켰다. 지난달 발의된 '2333 법안'은 '연간 매출액이 1000만달러(약 110억원)가 넘는 디지털 앱배포 플랫폼 사업자는 앱개발자에게 자신의 플랫폼에서만 앱을 배포하고 결제(인앱)하도록 강요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사실상 구글과 애플을 겨냥한 법안이다.

이 때문에 구글과 애플은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철벽방어에 나섰다. 지난 9일 노스다코타주 주의회에 출석한 애플의 에리크 노이엔슈반더 개인정보보호 담당자는 "앱스토어에서 나쁜 앱을 퇴출하고자 노력하는데 법안이 통과되면 나쁜 앱이 들어오도록 허용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질과 안전성, 신빙성이 떨어지는 물건을 선반에 쌓아두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은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법안이 부결되어야 하는 이유로 개인정보보호와 앱관리를 내세웠던 것이다. 노스다코타주 의회는 결국 '2333 법안'을 부결했으니, 애플의 논리는 먹힌 셈이다.

그러자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모바일앱 개발자들은 애플과 구글에 다시한번 선전포고를 하며 싸움이 끝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팀스 위니 에픽게임스 대표는 16일 자신의 소셜서비스(SNS)에 "앱스토어 독점에 맞서기 위한 노스다코타주의 노력은 소비자와 개발자들에게 매우 훌륭한 일"이라며 "앱공정성연합(CAF)은 입법 추진을 위해 홍보와 로비를 하고 개발자들을 조직했고, 에픽도 그 일원이 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애플과 구글에 맞서기 위한 법 제정을 '앱공정성연합'(CAF)이 주도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앱공정성연합'은 에픽게임즈가 주도해서 결성됐지만 현재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업체인 스포티파이, 데이팅앱 '틴더'의 운영사 매치그룹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인기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다. 이 회사가 애플과 구글의 반독점 규제에 앞장서게 된 이유는 지난해 자체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삭제조치를 당한 때문이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즉각 소송을 제기하는데 이어, 앱공정성연합을 결성했던 것이다. 이 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소포티파이도 EU경쟁위원회에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과다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대부분의 모바일앱 개발사들은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불공정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인앱 결제' 방식으로 수수료 30%를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플랫폼 안에서만 결제하도록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수수료 30%를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 경쟁으로 소비자와 앱개발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앱스토어 운용초기부터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30% 수수료를 떼고 있다. 게임앱에만 30% 수수료를 뗐던 구글도 올 10월부터 모든 앱에 30% 수수료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두 회사가 벌이들인 수익은 지난해 330억달러(약 36조50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미국 앱분석업체 '센서타워'는 추정했다. CNBC에 따르면 2019년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 수익은 150억달러(약 16조6000원)에 달했다. 구글과 애플 입장에서는 이처럼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수수료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이에 따라 '2333 법안' 통과를 기를 쓰고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점차 세력화되고 있는 모바일앱 개발자 진영도 이에 결사항전의 기세로 맞설 조짐이다. 이에 IT공룡들과 모바일앱 개발사들의 1차전은 IT공룡들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조지아·애리조나·매사추세츠·미네소타·위스콘신 등에서도 노스다코타주와 비슷한 법안이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한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CAF도 성명을 통해 "CAF는 앱스토어의 변화를 확인하고 싶다"며 앞으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자연복원 참여기업 ESG실적 인정...첫 민관협력 사업 진행

기업이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자연환경 복원사업에 참여하면 ESG 경영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시범사업이 민관협력으로 진행된다.환경부는 민간기업인

환경부 'ESG 전문인력' 교육과정 참가자 모집

환경부가 ESG 전문인력 교육과정 참가자를 모집한다.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5년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

화석연료에 46조 투자한 유럽 ESG펀드들...규제 앞두고 '이름지우기' 분주

유럽 투자회사들이 'ESG펀드'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한 규모가 330억달러(약 46조1200억원)가 넘는다는 폭로가 나왔다. '무늬만 EGS펀드'는 이달부터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KCC, 지역 사회시설 환경개선 활동..."ESG경영 앞장"

KCC가 전국 사업장 소재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으로 ESG경영에 앞장선다.KCC는 전라북도 진안군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SPC삼립,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에 "죄송하다" 사과문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사고는 19일 오전 3시쯤 시화공장에서 발생했으며, 숨진 A씨

기후/환경

+

산호초에 무해하다는 ‘리프 세이프’ 선크림...정말 안전할까?

자외선차단제(선크림) 성분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산호초에 무해하다는 'Reef Safe'(산호초 안전) 마크를 붙인 제품

매년 3.2%씩 사라진 아마존...강수량도 5.4% 줄었다

아마존 산림면적이 감소하면서 강수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9일(현지시간) 유 리우(Yu Liu) 중국 난징대학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지난 14년동안 산

"5월이 아까시꿀 제철인데"...양봉농가 잇단 폭우에 '시름'

"꿀이 막 올라오려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꿀벌들이 꿀을 모을 시기를 놓치고 있다."최근 여름철을 방불케하는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새 정부에 바란다] "청년은 기후위기 피해자...의견 반영해야"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환경부, 수도권 폐기물 직매립 금지 유예 '고려'…환경단체 "정책 퇴보" 비판

환경부가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처를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단체가 강도 높은 비판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