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스페인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든다.
네이버는 급성장중인 유럽 전자상거래 시장에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스페인 최대 리셀 커머스 기업 '왈라팝'(Wallapop)에 1550억원(약 1억유로)를 투자자한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투자로 네이버는 왈라팝의 지분 약 10%를 확보한다.
이번 투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가 2000여억원을 들여 '네이버랩스'로 개칭한 제록스 유럽연구소 인수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K-펀드 참여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글로벌에서 개성과 친환경, 가성비를 함께 중시하는 Gen-Z를 중심으로 리셀 시장의 꾸준한 성장이 관측되고 있다"며 "왈라팝과 함께 미래 트렌드와 그것을 이끌 미래 세대들을 선점할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네이버는 웹툰·웹소설 플랫폼 세계 1위 '왓패드'를 인수하고, 빅히트의 K팝 플랫폼에 4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왈라팝은 스페인 중고거래 시장을 63% 점유하고 있는 곳이다. 패션·의류·전자기기와 같은 소형품목부터 자동차·오토바이·부동산까지 다양한 품목들이 거래된다. 왈라팝의 이용자수는 스페인 인구의 절반인 150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왈라팝을 비롯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Gen-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되팔기) 재테크가 활발하다. 리셀은 희소성 높은 한정품이나 이벤트성 제품을 구매한 뒤 중고시장에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행위다. 리셀 시장규모는 올해에만 약 390억달러(약 4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왈라팝은 늘어나는 '리셀러'들을 수용하기 위해 1억5700만유로(약 2000억원)을 투자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네이버는 왈라팝과 같이 다양한 품목들이 거래되는 리셀 플랫폼의 특성에 맞춰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특히 네이버가 보유한 인공지능 비전(AI Vision: 컴퓨터가 카메라 또는 화면을 통해 습득한 이미지 와 영상을 분석하는 기술) 기술과 비즈니스 노하우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롭 캐시디 왈라팝 CEO는 "전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와 협력하게 된 점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투자를 통해 왈라팝 사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최고의 사용경험을 제공하자는 왈라팝의 발자취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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