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2416명 적발…366억 징수
서울 강남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A씨는 호화·사치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종합소득세 27억원을 체납했다. 국세청은 A씨가 병원에서 나온 수입을 39억원어치의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은닉한 사실을 확인하고,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A씨의 암호화폐를 압류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를 압류당해 현금으로 인출할 수 없게 되자, A씨는 체납세액 전액을 현금으로 납부했다.
국세청은 15일 국세 체납자 중 A씨처럼 암호화폐를 보유한 2416명을 찾아내 모두 약 366억원을 현금으로 징수하거나 채권으로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개인 보유자산 평가 대상에 암호화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상황을 악용한 사례를 적발한 것이다. 국세청의 가상자산 추적 및 강제 징수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이 거래소를 통해 체납자의 비트코인 잔고를 파악한 시점은 올해 1월. 당시 비트코인 시가를 기준으로 가압류를 설정했다.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강제징수의 실효성이 더 커지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현 시세(7000만원 선)는 가압류 시점의 거의 2배로 뛰었다.
국세청은 이번 강제징수 대상 가운데 222명에 대해서는 자산 은닉 혐의를 추가로 포착해 추적조사 중이다.
아울러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아는 국민은 국세청 웹사이트(www.nts.go.kr), 국세상담센터(☎ 126)로 적극적으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제보가 징수로 이어지면 제보자에게 징수금액의 5∼20%에 해당하는 포상금을 최대 20억원까지 지급한다.
국세청은 내년부터 가상자산을 이용한 소득·재산 은닉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2022년부터 가상자산으로 발생한 소득(기타소득)에 과세가 시작되므로 당국이 거래소로부터 가상화폐 보유 현황을 주기적으로 보고받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현재까지 납부를 이행하지 않은 체납자와 25일까지 납부 일정을 협의한 후 적정한 시점에 매각해 체납액을 징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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