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타행성 동력 비행...NASA 인제뉴어티 이륙 임박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6 18:54:29
  • -
  • +
  • 인쇄
▲인제뉴어티 비행 상상도 (출처=NASA)


화성탐사 드론 '인제뉴어티'(Ingenuity)가 인류 최초로 다른 행성에서의 동력·제어비행을 시도하기 위해 이착륙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4일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18일 착륙한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인제뉴어티를 싣고 비행장으로 수송중이라고 전했다. 인제뉴어티는 이르면 내달 8일을 기점으로 30'솔'(Sol) 동안 임무를 수행한다. 솔은 화성의 태양일로 24시간 37분 22초 정도다.

로리 글레이즈 NASA 행성과학부 담당 책임자는 "1997년 소저너호 탐사차가 처음 화성에 착륙했을 때 이 붉은 행성 위에서의 이동이 가능하다는 게 증명됐고 우리가 화성을 탐사하는 접근방식을 완전히 재정의했다"며 "(인제뉴어티가) 성공한다면 화성 탐사의 지평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에서 비행체를 제어하는 일은 지구 환경에서보다 훨씬 어렵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분의 1인데다 공기밀도는 지구의 100분의 1이다. 화성 표면이 낮 동안 받는 태양에너지는 지구와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이며, 화성의 밤은 영하 90도까지도 내려가 보호장비가 없는 전자부품들은 얼거나 갈라져버린다.

따라서 화성 환경에서 비행하려면 기체가 가벼워야 하고, 적은 밀도의 공기에서 추진력을 얻으려면 강력한 로터가 필요하다. 화성의 밤을 이겨내려면 내부 히터를 가동할 동력이 필요한데, 이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태양에너지를 효율이 극대화된 태양광 패널로 끌어모아 충당해야 한다. 퍼서비어런스 탐사차에 부착하려면 크기도 작아야 한다.

인제뉴어티 기체 자체가 이 모든 기준을 충족시켰다 해도 비행절차가 어긋나면 모든 일이 수포가 된다. 인제뉴어티 행동 개시까지 총 6솔이 소요되는데, 모든 절차가 서로 얽혀 긴밀히 조정돼 있고 불가역적이다. 조금이라도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지면 사태를 파악할 때까지 비행은 무기한 연장된다.


▲인제뉴어티 보호덮개를 해제한 퍼서비어런스 탐사차 (출처=NASA)

이륙 전 인제뉴어티는 10㎡ 비행장 중앙에 정확히 위치해야 한다. 인제뉴어티가 이륙장소에 도착하면 기체를 탐사차에 고정하던 잠금장치의 볼트를 해제한다. 이후 케이블을 끊으면 인제뉴어티를 붙잡고 있는 기계팔이 회전해 기체를 수평으로 만든다. 인제뉴어티가 수평 상태에서 네 개의 착륙 다리 중 두 개를 꺼내면 작은 전자모터가 돌아가면서 인제뉴어티를 이륙장소에 고정한다. 이때 나머지 착륙 다리 두 개가 더 나오고, 광각지형센서가 인제뉴어티의 위치를 확인한다. 화성 지표면으로부터 13센티미터 위에 있는지 확인되면 퍼서비어런스 탐사차가 인제뉴어티의 배터리 셀 6개를 충전하면서 비행준비가 완료된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된 6솔째 날 NASA는 인제뉴어티의 네 착륙 다리가 예제로 충돌구에 고정돼 있는지, 탐사차가 드론으로부터 5미터 떨어져 있는지, 탐사차와 드론이 탑재된 라디오를 통해 교신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비행 전 검사절차까지 포함해 인제뉴어티의 시험 비행은 총 30솔 동안 이루어진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미미 아웅은 이번 비행을 통해 "그저 화성에서 우리가 날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제뉴어티에는 아무런 과학장비도 없고 과학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목표도 없다"며, 비행의 목적이 과학적이라기보다 공학적인 테스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제뉴어티 기체에는 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지구 최초의 동력·제어 비행기 '플라이어'(Flyer)호를 구성하던 천조각이 쓰였다. 이 천조각은 면사를 촘촘하게 짠 표백하지 않은 흰색 직물 '모슬린'이라는 재질로 이루어져있다. NASA는 상징적 의미가 담긴 이 모슬린을 인제뉴어티의 태양광 패널 아래쪽에 감싸 절연재로서 기능하도록 했다.

▲플라이어호의 모슬린 (출처=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새벽배송 금지' 놓고 극과극 입장차...합리적 해법 나올까

최근 발생한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새벽배송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숨진 노동자는 극심한 업무강도에 시달린 것

"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

[손기원의 ESG 인사이드] 美캘리포니아 '기후공시 3법'의 위력

최근 글로벌 ESG 공시 지형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 규칙이 무력화됐고,

현대차그룹,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항만' 구축 참여

현대자동차그룹이 평택시 등과 함께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현대차그룹은 11일 평택 시청에서 현대차그룹 켄 라미레즈 에너지&수소 사업본부

현대백화점, 업사이클 옷 2000벌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

현대백화점이 업사이클 다운베스트 2000벌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했다.현대백화점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

"에어컨 물도 다시"...LG화학 리사이클 공모전서 초등학생 최우수상

한 초등학생이 에어컨 물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로 리사이클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LG화학은 지난 8월 주최한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

기후/환경

+

60℃까지 버틴다...고온에서 오히려 성장하는 식물의 원리

60℃ 기온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의 기전이 밝혀졌다.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연구팀은 데스밸리에 서식하는 '티데스트로미아 오블롱기폴리

녹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 제거하는 미생물 발견

산화철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을 제거하는 미생물이 발견됐다.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의 미생물학자 마크 무스만(Marc Mussmann)과 알렉산더 로이(Alexander

벼농사·태양광발전 동시에 했더니...수익 8배 늘었다

벼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동시에 진행한 논의 소득이 벼농사만 지은 것보다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

북극이 녹색으로..."기후변화로 지구 최북단에 녹지 생겨"

새하얀 북극이 기후변화로 인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극지연구소는 지구의 최북단인 북그린란드 북위 82도에서 급격히 진행 중인 녹화 현상과 토양

[COP30] 고함치고 격렬한 몸싸움...원주민 시위대와 경비원 충돌

유엔 기후총회에서 원주민과 비정부기구(NGO)로 구성된 시위대와 경비원이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12일 AP, AFP,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COP30] "트럼프는 침입종"...美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직격

차기 미국 민주당 대권주자로 유력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