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전 세계적으로 약 9억3100만톤의 음식이 버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해 인구 1명당 121kg의 음식을 버린 것이다. 이는 생산된 전체 식량의 17%에 해당한다.
유엔환경계획(UN Enviroment Programme, UNEP)은 최근 발표한 '음식물 쓰레기 지수 보고서 2021'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아직까지도 많은 국가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정량화하지 않아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의 실제 규모와 영향은 정확하지 못하다"며 더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실제로 54개 국가 보고서 조사에 참여했고 그 인구는 세계 인구의 75%에 불과하다. 그중 23개국만이 식품 서비스 또는 소매 부분에 대한 음식물 쓰레기 추정치를 제공했다.
버려진 9억3100만톤의 음식물 쓰레기는 40톤짜리 트럭 2300만대를 채울 수 있는 양이며 그 길이만 해도 지구를 7바퀴 돌기에 충분하다.
◇ 가정에서 60% 넘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
보고서에 따르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 중 절반 이상이 가정에서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4개국의 음식물 쓰레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정에서 74kg(61%), 레스토랑과 같은 식품 서비스 장소에서 32kg(26%), 슈퍼마켓과 같은 소매점에서는 15kg(13%)이 버려졌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먹을 것이 많은 부유한 국가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음식물 쓰레기는 심각한 문제였다. UNEP의 책임자이자 이번 보고서의 기고자인 마티나 오토(Martina Otto)는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주로 부유한 국가들의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고 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9년 기준 매일 배고픔에 힘들어하는 기아의 수는 6억9000명에 달하며 이 수치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누구는 음식을 먹지 못해 죽어가지만 누구는 해마다 120kg가 넘는 음식을 버리고 있던 것이다.
UNEP와 영국에 기반을 둔 환경 자선 단체인 WRAP가 올해 발표한 '식품 폐기물 지수 보고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 이러한 기아 문제가 모두 완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온실가스 배출의 숨겨진 주범 '음식물 쓰레기'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각 나라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해 탄소중립 운동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매일 먹고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있었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가 버려지는 음식물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음식물 쓰레기가 국가라면 지구상에서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큰 온실가스 배출원이 되는 것이다.
마티나 오토는 "사실상 식량을 버리는 것은 생산에 들어가는 자원을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며 "음식물 쓰레기가 매립지에 버려지면 사람에게 먹이를 주지는 않지만 기후 변화에 먹이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식물 쓰레기는 국가 기후 전략에서 크게 간과되었다"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며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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