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한해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둔화된 인간의 경제활동과 라니냐로 인한 한파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는 더 심해졌다.
유엔(UN) 산하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 19일 출간한 '2020년 전지구 기후현황 WMO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농도, 지면 온도와 해수면 온도, 해수면 고도, 빙하 및 해빙의 용융률 등의 지표를 살펴본 결과 2020년 한해 기후위기가 '가차없이' 악화했다.
지난해 전세계 바다의 80%에서 장기간 비정상적으로 해수온도가 높아지는 '열파현상'이 발생했다. 북극 얼음은 역대 두번째로 작은 면적을 기록했다. 그린란드와 남극에서는 수천억톤의 얼음이 사라졌다.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 반도·아라비아 해로 돌출되어 있는 동아프리카의 반도로 아덴 만의 남쪽을 따라 놓여있다) 지역은 코로나19 피해에 극심한 홍수로 인해 발생한 메뚜기떼까지 등장해 3중고를 겪었다.
브라질은 남아메리카의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관련 피해액이 30억달러에 달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파라과이까지 더한다면 손실액 규모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미국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했고, 오스트레일리아는 기록적인 더위를 겪어야 했다. 시드니 서부는 48.9°C까지 온도가 상승했다. 2020년은 2016년과 2019년과 함께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사이클론 암판이 강타한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암판은 북인도양에서 열대저기압으로 발생한 사이클론으로, 가장 큰 규모의 경제 피해를 입혔다.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고니'는 육지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보고서는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기상이변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일시적인 탄소배출량 감소가 환경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식량생산이나 운송 등 경제활동이 줄어 기상이변으로 발생한 피해복구 움직임에 악영향을 끼쳤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모든 주요 기후 지표가 계속적인 기후변화를 강조하고 있다"며 "탄소배출 감축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기상이변의 악화로 인한 극심한 사회·경제적 손실과 피해와 같은 부정적인 경향은 앞으로 수십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올해는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행동에 나서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며 "기후는 변하고 있고, 그 영향은 벌써 사람들과 우리 행성으로 하여금 너무 큰 대가를 치르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제26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까지 국제 탄소배출량을 45%까지 감축할 계획을 제출하도록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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