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자원 격감에 대한 해법으로 등장한 '연어 양식'이 오히려 연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생물학 학술지 '영국왕립학회보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양식용 연어는 오로지 빠른 성장에 특화돼 있을 뿐 유전적 차이가 거의 없으며, 야생 연어가 갖춘 별도의 생존 기술이 없다.
종국에는 양식을 통해 늘리려던 연어의 개체수가 의도와 달리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기상이변까지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양식 연어들은 생존률이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번 연구는 스웨덴의 13개 하천에 서식하는 연어의 DNA를 추출해 진행했다. 비교군은 크게 2가지로, 지역 어민과 수산 생물학자들이 제공한 1920년대 발트해 연어 비늘 893개와 지금의 연어 샘플 787개다. 현재 13개의 강 가운데 5개 강에 양식 연어가 서식한다.
1920년대 이들 하천에서 연어 양식장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1950년대들어 수력발전소 붐이 일면서 연어 개체수를 지킨다는 명목 하에 대규모 연어 양식이 성행했다. 논문의 주요 저자 스웨덴 농업과학대학교 요한 오스타그렌 박사는 "유전적 변화는 양식과 함께 일어난 게 분명한 것"으로 봤다.
문제는 양식장 안에서 그치지 않는다. 양식 연어가 양식장 울타리를 벗어나거나 지정된 수역을 벗어나면 다른 야생종과 섞이게 되는데, 이때 생존에 불리한 종이 생겨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또 연어 양식은 연어가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선순환 구조를 파괴한다. 야생 연어는 태어난 하천으로 회귀해 죽는데, 하천 근처의 나무와 수서생물은 연어 사체에서 나온 양분을 먹고 자란다. 숲이 더 크게 우거져 수온을 낮추면 냉수성인 연어가 더 살기 좋은 환경이 되고 나뭇잎과 나뭇가지는 어린 연어의 은신처가 되며 수서생물들은 어린 연어의 먹이가 된다.
영국 스완지대학교 '지속가능한 물연구센터' 소장 카를로스 가르시아 데 레아니즈는 "연어 보호문제를 기술적 오만함으로 접근해 단순히 증상(적은 연어 개체수)만 다룰 뿐 원인(줄어든 서식지, 분열된 하천)을 다루지 않았다"며 "연어 양식은 기껏해야 시간낭비이고, 최악의 경우 되돌리려는 연어 개체수에 대한 부가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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