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ICC 회원국 연례회의에서 결정될듯
환경을 파괴하면 국제법으로 처벌될 날이 머지 않았다.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설립된 비정부기구인 '스톱 에코사이드'(Stop Ecocide)는 환경파괴를 국제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에코사이드'(ecocide)에 대한 법 초안을 지난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 파생된 에코사이드는 '우리 집을 죽이는 것'이라는 의미로, 지구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스톱 에코사이드는 환경운동가와 변호사, 인권운동가들이 설립한 비정부기구로, 2017년부터 '에코사이드'를 국제범죄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스톱 에코사이드는 공개한 법 초안을 통해 에코사이드를 '환경에 심각하고 광범위하거나 장기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행동인데도 이를 불법 혹은 고의적으로 저지른 행위'로 정의했다.
현재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기소할 수 있는 국제범죄는 △전쟁 범죄 △반인도적 범죄 △집단 살해 △침략 범죄 등 4가지다. 스톱 에코사이드는 여기에 '환경범죄'를 추가시켜 국제형사재판소가 환경을 파괴하는 국가나 기업 등을 기소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제변호사이자 스톱 에코사이드의 공동의장인 필립 샌즈(Philippe Sands)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 교수는 "현재 4가지 국제범죄는 모두 인간의 복지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에코사이드는 환경을 국제법 중심에 두는 비인간 중심의 새로운 접근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 외교적 그리고 합법적인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톱 에코사이드의 또다른 공동의장인 디올 폴 소우(Dior Fall Sow) UN법무관은 "매우 심각하고 지속적인 환경피해로 전세계가 위협받고 있고,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에코사이드의 정의는 지구의 안전이 국제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다른 기업이 저지른 환경 파괴의 영향을 받는 섬 개발 도상국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벨기에, 핀란드, 스페인, 캐나다, 룩셈부르크, 유럽연합과 같은 가까운 미국 동맹국 의원들도 에코사이드를 국제범죄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에코사이드를 '생태적 재난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행동'이라고 언급하면서, 로마 가톨릭 신자들에게 "환경파괴를 국제범죄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에코사이드'가 국제범죄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절차가 필요하다. 첫번째 국제형사재판소(ICC) 회원국 중 한곳이 공식적으로 에코사이드 범죄를 제안해야 한다. 현재 회원국은 123개국이다. 두번째 제안된 법안이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오는 12월 개최되는 ICC 연례회의에서 각국은 이를 놓고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에코사이드'는 국제범죄로 채택된다.
스톱 에코사이드의 패널인 케이트 매킨토시 전 ICC 판사는 "우리를 지지하는 회원국들에 힘입어 에코사이드가 국제법으로 채택되기 위한 심의단계를 거치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이미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시민사회와 회원국 의원들의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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