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상승으로 석회암층 균열
지구온난화로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 갇혀있던 메탄가스가 새어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영구동토층 시한폭탄설'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독일 본대학교의 니콜라우스 프로이츠하임 교수연구팀은 시베리아 북부 영구동토층뿐 아니라 그 기저의 석회암층에서도 메탄가스가 지속적으로 새어나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영구동토층은 사계절 내내 모든 퇴적물과 토양이 얼어있는 땅이다. 동·식물, 미생물 등 북극의 생명 잔해가 저장된 유기토양으로 이뤄져 있으며 매장된 탄소량은 최대 1조5000억톤으로 추정된다.
지구온난화로 최근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영구동토층은 한때 '기후위기 시한폭탄'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북극 지방이 13만년전에는 지금보다 더 따뜻했다는 점, 또 2100년까지 영구동토층이 기온상승에 기여하는 정도는 0.2°C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상치가 공개되면서 영구동토층은 기후위기 대응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연구팀 조사 결과 영구동토층에서 새로운 유형의 온실가스 배출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2020년 여름 시베리아 북부를 덮친 열파로 해당 지역이 평년보다 6°C 높은 온도를 기록했고, 인근지역의 대기중 메탄 농도가 꾸준히 증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메탄 농도가 증가한 지점은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지방의 최북단에 위치한 타이미르 반도의 산맥과 시베리아 평원의 가장자리 부근 두 곳이었다. 이 지역들의 기반암은 고생대(약 5억4100만~2억5190만년전)에 만들어진 석회암층이다. 유기토양층은 아주 얇거나 아예 없었다.
연구팀은 기온이 상승하면서 얼음과 가스 하이드레이트(천연가스가 저온·고압에서 응고한 드라이아이스형 고체물질)로 막혀있던 석회암층의 균열이 뚫리게 됐고, 이에 따라 메탄가스가 지속적으로 새어나오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영구동토층뿐 아니라 13만년보다 이전에 생성된 지층에서 알 수 없는 양의 온실가스가 방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북부 시베리아 석회암층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얼마나 빨리 방출되고 있는지 예상할 수 있도록 측정모델 개발에 나섰다.
프로이츠하임 교수는 "현재로선 큰 변수가 보이지 않지만 이전에 관측하지 못했던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메탄 방출이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 알 수 없어 얼마나 위험한지 말할 수 없지만 더 조사를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이곳에 매장된 메탄이 단순히 하나의 참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지구적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논문은 2일(현지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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