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바다 밑에서 깊이 29m 크기의 거대 싱크홀이 처음 발견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베이 수족관연구소(MBARI) 찰스 폴 박사팀은 2010~2019년까지 4차례에 걸쳐 캐나다 북부 보퍼트해 인근에서 북극 해저지형을 탐사한 결과, 깊이 29m, 폭 95m, 길이 225m의 싱크홀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이 싱크홀이 수중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형성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상에서 영구동토층이 녹아 지반 붕괴, 호수 생성·소멸 등의 지형변화는 많이 관찰됐지만 해저의 영구동토층이 녹아서 싱크홀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 박사는 "해저 지형에서 이같은 변화는 해저에 설치되는 기반시설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북극에는 현재 이런 시설이 거의 없지만 온난화가 지속되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러시아 영구동토층 연구자 에브게니 추빌린 박사는 "영구동토층의 변화는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보통 연간 몇 cm 정도 변화가 관측된다"며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런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예상치 못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상 영구동토층 해빙은 대체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이번에 발견한 거대 해저 싱크홀은 기후변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폴 박사는 "이 연구는 수중 영구동토층에 대한 첫 연구로 이 지역 해저 온도 장기 데이터가 없을 뿐 아니라 해저 150m에서는 온난화 경향도 포착되지 않았다"며 "거대한 싱크홀은 마지막 빙하기 이후 수천 년간 서서히 진행돼온 느린 기후변화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대 싱크홀이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당장 확인할 수는 없지만 대량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갇혀있던 온실가스가 배출되어 기후위기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우드웰 기후연구센터 수 나탈리 박사는 "이런 변화들이 해저 영구동토층이 녹을 때 온실가스 배출을 초래할 경우 기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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