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이산화탄소 농도 200만년만에 '최고치'
2040년에 이르면 지구의 지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C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7년전 2050년에 이르면 1.5°C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치보다 10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9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이 담긴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를 공개했다. AR6는 오는 11월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와 2023년 시행할 첫 파리협정 이행 점검에서 과학적 근거로 사용될 예정이다.
IPCC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기후변화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협의체다. 1990년부터 5~7년마다 기후변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66개국 출신 234명의 저자가 저술한 1만4000여개의 과학출판물들을 대상으로 전문가들과 정부기관의 논평 7만8000여건을 통해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
지난 2018년 공개한 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명백한 사실임을 밝혔다면, 이번 AR6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인간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특히 2052년 1.5°C 상승할 것으로 여겨졌던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9~12년 앞으로 당겨졌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850년 산업혁명 이후, 지난 40년간 지구 평균기온은 10년마다 최고점을 찍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들어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2011∼2020년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09도 상승했다. 온실가스는 꾸준히 늘어 이산화탄소(CO2)는 410ppm, 메탄(CH4)은 1866ppb, 아산화질소(N2O)는 332ppb로 집계됐다. 특히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만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늘어난 온실가스로 지구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세계 곳곳은 몸살을 앓고 있다. 해수면은 3000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해 1901~2018년까지 118년 사이에 20cm가량 높아졌다. 북극의 해빙은 전례없는 후퇴로 1979년에 비해 면적이 40%나 줄었다. 바닷물 온도상승으로 이산화탄소 흡수 용량이 초과되면서 해양 산성도는 역대급으로 높아졌다. 폭염과 폭우 등 극심한 기상이변이 앞으로 더 잦아질 전망이다.
IPCC에 따르면 현재 인간사회와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기후영향인자'(CID)는 35개가 있으며,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CID는 더 광범위해지고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는 등 복합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커진다.
산업화 이전 대비 2081~2100년 지구 지표면 온도는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경우일 때 1.0~1.8℃ 상승하지만,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경우일 때는 3.3~5.7℃ 상승할 것으로 IPCC는 전망했다.
또 1995~2014년 대비 2100년까지의 지구 평균 해수면은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경우에 0.28~0.55m 상승하지만,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경우는 0.63~1.01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화 이전에는 50년만에 한번 발생했던 폭염이 지구 온도가 1.5도 올라가면 폭염빈도는 8.6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IPCC는 "인간활동으로 누적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지구온난화 사이에는 거의 선형적인 관계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탄소중립 도달이 지구온난화를 안정화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IPCC는 제2실무그룹 보고서를 내년 2월, 제3실무그룹 보고서를 3월, 종합보고서를 내년 9월 중 승인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CID가 '한계점'을 돌파해 지구온난화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권역별 세부적인 기후 정보와 리스크 관리 및 적응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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