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분석에 AI 기술 적용된 첫 사례
가뭄으로 호수가 마르는 캘리포니아에서 홍수로 다리가 무너지는 중국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의 머신러닝 기능을 이용해 이상강우를 예측하는 연구가 진행돼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의 프란시스 데벤포트(Frances Davenport)와 노아 디펜바우(Noah Diffenbaugh) 교수연구팀은 최근 수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AI 분석툴을 이용해 이상강우의 원인을 분석했다고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상기후의 원인을 분석하는데 AI 기술이 적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들은 이 기술을 이상강우 외에 다른 기후재난의 원인을 분석하는데도 활용할 예정이다. 원인을 분석하면 앞으로 닥쳐올 기후재난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의 주요저자 프란시스 데벤포트(Frances Davenport) 박사는 "홍수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이상 강수량이 왜 빈번해지고 있는지 파악해 홍수상황을 예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는 수분을 많이 머금을 수 있는 더운 대기를 형성해 더 많은 비와 눈이 내리게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역에서 어떤 이상기후가 발생할 수 있을지 파악할만한 공간 해상도가 없어 원인을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AI 분석툴을 이용했다. 우선 연구대상으로 미시시피 상류의 분수령과 미주리 동부 분수령에 주목했다. 9개 주에 걸쳐 있는 이곳은 강수량이 아주 많아 물에 잠기기 쉬운 지역이다. 실제로 이곳에는 최근 홍수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연구원들은 해당 지역에서 1981년~2019년까지 공공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상강우 횟수를 계산했다. 이상강우에 영향을 주는 대기순환 패턴을 관측하기 위해서 AI에게 이미지 등 그리드 데이터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학습시켰다. 그 결과 AI 알고리즘은 이상강우를 90% 이상 예측하는데 성공했다.
AI는 최근 다양한 요소들이 중서부의 이상 강수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1980년대에 비해 21세기들어 해당 지역의 대기압력 패턴이 1년 중 하루꼴로 잦아졌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같은 대기압력 패턴이 발생하면 강수량이 확실히 많아졌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원들은 이상강수가 멕시코만부터 중서부 지역까지 폭우를 유발하는 습도의 흐름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데벤포트 교수는 "이는 기존에 검사하던 통계학적 방식보다 훨씬 정확한 수치"라고 했다. 공동저자 노아 디펜바우 교수는 "AI를 활용한 시도는 이상기후 원인을 이해하는 데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심각한 재난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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