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진 폭우와 가뭄으로 미시간 호수와 시카고 강의 수위가 급변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BNC의 보도에 따르면 이상폭우 및 가뭄으로 미국 중서부의 도시 시카고가 큰 피해를 입었으며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호수 수위는 해수면 상승과 크게 관련되어 있지 않으나, 시카고는 현재 해안 도시만큼이나 위태로운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세 번째 해안으로도 불리는 오대호는 지난 5년간 기록적으로 가장 습한 날씨를 기록했다.2020년 겨울에는 연이은 폭우로 미시간 호수의 수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파도가 레이크쇼어 드라이브 위로 몰아쳐 물이 일부 건물의 3층까지 차올랐다. 시카고 강 역시 홍수가 발생해 시내로 강물이 흘러들었다.
홍수 대비 시스템도 무용지물이었다. 홍수 대비 시스템은 강 수위가 너무 높아졌을 때 강물을 다시 호수로 유입시켜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심각한 폭우로 호수 수위가 강보다 상승해, 처음으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시스템을 작동시키려면 강물 수위가 호수보다 상승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로 인해 시카고 시내에 대규모 홍수가 발생, 한때 시어스 타워로 알려졌던 윌리스 타워의 전력마저 끊겼다.
이러한 홍수 사태는 미시간호와 시카고 강 수위 균형이 무너진 것으로, 기후변화로 발생한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시카고 강과 호수의 균형은 쓰레기 유입을 막고자 운하를 판 이후 100년 간 항상 유지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이상폭우가 잦아지면서, 이번 사태는 앞으로 닥칠 일의 전조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드류 그론홀드 미시간대학 환경·지속가능경영대학원 부교수는 "기후, 수문학, 수위에서의 이러한 변화가 이를 대비하는 도시, 해안선, 주택의 기반시설 또는 수용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전했다.
그론홀드 부교수는 시카고 및 오대호 주변의 도시들이 모두 이러한 극단적인 기상현상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폭풍우가 오기 불과 7년 전에는 장기간의 가뭄으로 미시간 호수 수위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중서부 경제에 중요한 운송뿐만 아니라 도시의 물 공급을 위협했다.
그론홀드 부교수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의 경제는 전적으로 물에 의존한다. 그는 "수위가 낮아지면 운반할 수 있는 화물의 양을 줄여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수백만 달러 가량의 손실이 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카고 시는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태를 대비해 미래 상황을 예측하고 구조적, 자연적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이를테면 빗물을 흡수해 물이 강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나무를 수만 그루 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20년 홍수 이후, 미 육군 공병대는 시내와 접한 미시간 호숫가를 따라 대형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했다. 이는 20년 전에도 군단이 시카고 해안선을 보강한 방식이었다. 그리고 현재 이상기후에 대비하여, EPA의 지원 하에 기후변화를 고려한 미래 상황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카고 구 육군 공병대 프로젝트 관리 부문 책임자인 데이비드 부카로는 "앞으로 이런 상황을 예측해 탄력적인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카고의 도시계획위원회는 도시의 탄소배출량 감축을 추진해왔다. 저스틴 켈러 도시계획위원회 관리자는 "과거의 인프라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으며, 새로운 인프라 설계에 오대호 지역 강우량 및 가뭄 연구를 반영할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며 시와 육군군단이 수조 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법안을 통해 더 많은 자금을 지원받기를 희망했다.
그론홀드 부교수는 "기후 및 수문학 분야의 미래, 특히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인프라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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