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산불이 고대부터 자생하던 원시거목들마저 사라지게 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지난 2년동안 번개로 인해 발생한 산불로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인 '자이언트 세쿼이아'의 5분의 1이 사라졌다고 미국 세쿼이아 국립공원이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세쿼이아 국립공원과 그 주변 국유림에서 발생한 산불은 캘리포니아 숲 3분의 1 이상을 휩쓸었다. 이 산불은 시에라 네바다산맥 서쪽에 산재한 70여개의 소규모 삼림에서 자생하던 7만5000그루의 나무 가운데 7500~1만400그루에 전례없는 피해를 입혔다. 이 화마는 자이언트 세쿼이아 2261~3637그루도 집어삼켰다.
국립공원에 위치한 수와니 숲의 대부분은 카웨아강 마블 포크에서 발생한 산불에 의해 불탔다. 세쿼이아 국유림도 이 산불로 크게 파괴됐다.
캘리포니아는 지난 5년간 가장 큰 산불이 발생한 지역으로, 지난해 발생한 산불로 가장 많은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올들어 현재까지도 이 지역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토지가 불에 탔다.
자이언트 세쿼이아는 난연성을 지녀 불에 강한 것으로 알려진 나무였다. 약한 산불은 초목을 제거하므로 오히려 세쿼이아를 번성시키고 열기는 나무가 씨앗을 퍼뜨리도록 하는 순기능을 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산불은 너무 강력해서 자이언트 세쿼이아마저 휩쓸어 버리고 있다. 산불의 강력한 불길은 세쿼이아의 씨앗까지 모조리 태워버릴 수 있다는 우려다.
크리스티 브리검 세쿼이아 및 킹스캐니언 국립공원 관리자에 따르면, 2013년 기후 모델링에서는 산불이 향후 50년간 세쿼이아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이 지역은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면서 이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2015년 가뭄이 일어나던 당시, 처음으로 국립공원 내 자이언트 세쿼이아에 산불이 발생했다. 그리고 2017년 발생한 두 건의 화재로 더 많은 자이언트 세쿼이아가 죽었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닥칠 산불에 대한 경고에 불과했다. 브리검은 "당시 발생한 캐슬파이어로 한꺼번에 7000그루의 나무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에 국립공원측은 올해부터 원시고목들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구에서 가장 큰 생명체인 제너럴셔먼 나무와 자이언트 세쿼이아 등 고목들을 포일 담요로 감싸고, 아기기저귀의 흡수제와 비슷한 종류의 난연성 젤을 높이 60미터가 넘는 나무 덮개로 사용했다. 또 스프링클러로 나무줄기에 물을 뿌리며 나무에서 가연성 물질을 제거했다.
이같은 대책으로 공원 내 원시고목 삼림인 자이언트 포레스트를 살려냈지만, 모든 곳에 조치를 취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클레이 조던 세쿼이아 및 킹스캐니언 국립공원 관리자는 "나무들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실된 것이 현실"이라며 "나무들이 아이들과 손자, 증손자와 함께 하려면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원 측은 나무의 종을 보존하기 위해 묘목을 심는 방안을 처음으로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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