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맨드라미 80%, 붉은산호 93% 감소해
지중해 산호초들이 90% 가까이 사라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의 생물다양성연구소(IRBio)와 해양과학연구소(ICM-CSIC)는 2003년 프랑스 '스칸돌라' 해양보호지역에서 발생한 폭염으로 집단폐사된 산호 개체군을 대상으로 15년동안 모니터링한 결과, 산호 개체가 회복되기는커녕 더 붕괴되면서 생물량이 80%~90% 감소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실상 멸종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은 2003년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한 해양열파 이후 산호를 비롯해 해양생물 개체군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해양열파는 바닷물 온도가 며칠 혹은 몇주간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산호는 이 극단적인 수온 변화를 견디지 못한다.
연구팀이 이 지역에서 수집한 산호 개체군의 밀도와 크기, 구조, 생물량 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지중해의 상징 산호초인 바다맨드라미목(파라무리카 클라바타)과 붉은산호(코랄륨 루브룸)가 장기 회복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처음으로 평가했다. 이 산호종들은 생물다양성의 필수 서식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결과 바다맨드라미의 80%, 붉은산호의 9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티나 리나레스 진화생물학 및 생태환경과학 교수는 "산호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산호 개체군의 회복력은 느린데 비해 이상폭염 현상은 너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연구기간인 2003~2018년 사이에 기록적인 폭염이 최소 4번 넘게 발생했다. 이상폭염이 발생한 2009년, 2016년, 2017년, 2018년에는 산호가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극단적인 수준으로 수온이 상승했다. 결국 산호는 집단폐사했고, 회복도 불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기후위기는 전세계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지중해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기후위기로 인한 해양열파는 지중해의 모든 연안 생태계에서 대량 폐사의 주범이 되고 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지중해 산호다. 더욱이 앞으로도 기후위기로 해양열파의 빈도 및 강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많은 산호 개체군의 생존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지중해에 이상기후 영향이 비교적 적은 지역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피난처 덕분에 실제 산호 개체군은 이 연구에서 관찰된 것보다 더 많이 생존해 있을 것이라며 기후피난처의 보호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그렇지만 생물다양성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손실되기 전에 더 강력한 기후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 회보(Royal Society B)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