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새들도 둥지·산란시기 '한달 앞당겨졌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3-28 16: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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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류 3분의1, 100년전보다 25일 빨라져
"새의 번식은 식물과 곤충에까지 영향 미쳐"
▲북미에 서식하는 큰어치(bluejay). 큰어치를 비롯해 미국 72종의 조류 중 약 1/3의 둥지 및 산란기가 한 달 가량 빨라졌다.(사진=언스플래쉬)


지구온난화로 북반구의 봄이 일찍 찾아오면서 새들도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 시기가 한달가량 앞당겨졌다.

미국 연구진이 시카고 지역에서 알 샘플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많은 조류종의 둥지 및 산란기가 100년 전보다 거의 한달 빨라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72종의 새들 중 약 3분의1이 과거보다 훨씬 일찍 둥지를 틀고 있다. 큰어치(bluejay)와 아메리카솔새(yellow warblers), 들참새(field sparrows) 등 많은 조류종이 100년 전보다 평균 25일 일찍 첫 알을 낳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주요저자인 존 베이츠(John Bates) 미국 필드자연사박물관(Field Museum) 조류큐레이터는 "기후변화가 새들의 행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는 1880년대부터 1920년대까지 수집된 새들의 알에 대한 기록을 현대의 둥지데이터와 비교분석했다. 연구진은 높은 곳의 둥지를 들여다보기 위해 긴 기둥에 거울을 설치해 사용했다.

둥지를 트는 시기가 앞당겨진 것은 지구기온 상승의 주 원인인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새들은 봄철 싹이 트고 곤충 수가 증가하는 등 먹이양이 증가하는 시기를 보고 둥지를 튼다. 이런 자연의 상호작용이 기후변화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곰들은 겨울잠에서 일찍 깨어나고 벚나무, 복숭아, 배, 사과 및 자두나무의 개화시기도 예전보다 몇 주 일찍 앞당겨졌다. 영국에서는 1987년~2019년 사이에 1986년 전 대비 꽃이 한 달 일찍 피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베이츠 저자는 "새가 더 일찍 둥지를 틀 경우 봄철 한파의 위험에 처하면서 새의 번식, 식물과 곤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봄은 갈수록 변덕스러워지는 있어 그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베이츠 저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계절의 혼란은 서식지 감소,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 등 다른 요인들과 함께 주요한 조류 감소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한 연구에 따르면 1970년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거의 30억 마리의 새가 사라졌으며 이는 전체 조류 수의 약 3분의 1이 손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동물생태학저널(Journal of Animal Ec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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