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했다가 입은 '5가지 역풍'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3-31 17:03:06
  • -
  • +
  • 인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가 오히려 큰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로부터 한달이 조금 넘었다. 이 시점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서 뜻밖의 역풍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군 사상자가 너무 많고,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는 앞으로 수년동안 경제적 파탄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러시아는 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렇다 할 특수군사작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예상보다 훨씬 조직적으로 싸우고 있다.

러시아군은 헤르손(Kherson)이라는 도시 하나만 점령하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항구를 탈환하기 위한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다른 곳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고, 우크라이나측 관계자들은 자군의 반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는 평가다. 그 이유를 5가지로 요약해봤다.


◇ 러시아군의 큰 사상자수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지금까지 1351명의 러시아 병사가 전사하고 3825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전쟁으로 1만5000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나토(NATO) 고위 관계자는 8000~1만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만약 정확하다면, 이 수치는 1980년대 10년간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 사망한 소련군 1만5000여명과 비슷할 정도로 큰 사망자수다. 이 아프가니스탄전은 러시아 측에서도 득이 별로 없고 실만 큰 전쟁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희생자는 이보다 작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가 54명의 어린이와 1800명 이상의 부상자를 포함해 총 1151명을 기록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실제 사상자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OHCHR은 "대부분의 민간인 사상자는 중포 및 다연장로켓 시스템의 포격, 미사일과 공습을 비롯해 충격 범위가 넓은 폭발성 무기 사용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밝혔다.


◇ 우크라이나인들의 러시아 혐오

이번 전쟁으로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특히 러시아가 마리우폴의 어린이병원과 산부인과 병동, 피난처로 이용되는 극장 등 가정과 민간시설을 폭격하면서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러시아는 민간인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민간지역을 공격하는 것은 엄연한 전쟁범죄이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월초 "우리는 용서하지 않고 잊지 않을 것이며, 우리 땅에서 잔혹행위를 저지른 모든 사람을 처벌할 것"이라며 "이 지구상에 무덤 외에는 조용한 곳이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키라 루딕(Kira Rudik) 우크라이나 의회 의원은 러시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주택이 불타는 것을 보고 트위터에서 "우리의 분노를 더 느끼게 될 뿐"이라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러시아에 4000억달러를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이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몇 년 동안 우크라이나가 '국가'가 아니라고 주장해왔으며, 최근 몇 주 동안에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일부라는 자신의 신념을 되풀이하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을 자극해왔다.

반면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은 지난 20년동안 친러정치(및 정치인들)를 거부하고 2004년과 2013년 두 차례의 대규모 시위까지 일으키며 러시아와의 분리를 주장해왔다. 후자의 '유로마이단' 시위에서 수천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은 경찰의 폭력적 탄압에 맞서 정치 변화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촉구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의도대로 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EU에 우크라이나 가입을 신속히 추진해줄 것을 요청했다.


◇ 러시아의 암울해진 경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했을 때 국제사회는 매우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하지만 이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공격하자, 서방 민주주의국가들은 크렘린과 관련이 있거나 침공을 지지하는 러시아의 주요 부문, 기업, 개인에게 광범위한 제재를 가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올해 러시아 경제는 심각한 불황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연구소(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는 이번 전쟁으로 올해 러시아 경제는 15%나 위축되고 2023년에는 3% 더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 측은 "전쟁이 15년간의 경제성장을 말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경제컨설팅업체 TS롬바르드(TS Lombard)의 분석가들은 러시아 시민들이 경기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2월 러시아 물가 상승률은 9.2%를 기록했고, 3월에는 이 상승률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말에 이르면 이 상승폭은 30~35%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푸틴의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의 인기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고, 러시아가 경제 제재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과 인도에 석유 수출을 늘리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러시아 에너지 탈피하는 유럽

그동안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하던 유럽은 이번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구조를 바꾸려고 하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 수요를 줄이기 위해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앞당길 계획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 사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러시아산 가스의 45%를 수입했던 EU는 올해 러시아산 가스를 3분의2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30년 이전에 러시아산 화석연료 구매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미국은 자국의 액화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프레드 켐페(Fred Kempe) 애틀랜틱이사회 회장은 "유럽이 러시아, 특히 독일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됐다"며 "그러나 에너지원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전환은 과도기이며 그 시기에는 석유와 가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서방국가들의 단결

푸틴 대통령은 집권 22년여동안 미국(2016년 대선)과 유럽(우익 정치인의 자금 지원으로)의 민주적 절차에 대한 간섭이든, 정적에 대한 신경작용제 사용 의혹과 같은 심각한 사건이든,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서방세력을 약화시키려 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제재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문제에서 합의하지 못하는 등 서방세계의 단합을 저해할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다.

서방의 반응은 전례없는 일이다. 안톤 바바신(Anton Barbashin) 러시아 정치분석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서방국가는 러시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단합했다"며 "이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바바신 분석가는 "본질적으로 이번 전쟁은 러시아 경제를 파괴할 경제전쟁"이라며 이러한 제재조치가 실질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전쟁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의 러시아내 입지를 크게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전세계 18개 철강사 탈탄소 평가...포스코·현대제철 '최하위'

포스코·현대제철의 탈탄소 전환도가 전세계 주요 철강사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환경단체 스틸워치는 전세계

올해부터 5월 1일 쉰다…'노동절 공휴일법' 본회의 통과

올해부터 5월 1일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KT '박윤영號' 출범...취임하자 곧바로 대규모 조직개편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박윤영 대표이사가 31일 취임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박윤영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

6개월 월급, 6개월 실업급여..."이마트 직원급여, 사회에 떠넘겨"

이마트가 상시업무에 6개월 단기 계약을 대거 채용하고 6개월을 쉬게 한 다음에 다시 고용하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이 쉬는

KGC인삼공사 회사명 'KGC'로 변경..."종합건강식품회사로 도약"

KGC인삼공사가 오는 4월 1일부터 'KGC'로 회사명을 변경한다고 31일 밝혔다.창립 127주년을 맞아 인삼과 홍삼을 넘어 글로벌 종합건강식품기업으로 도약하

네이버-두나무, 주식교환 3개월 연기…심사 지연에 규제 리스크까지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 관련 주주총회 및 거래 종결 일정이 3개월 뒤로 미뤄졌다.네이버는 기존 5

기후/환경

+

한-인도네시아, 청정에너지와 탄소포집·저장에 협력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에너지 안보와 청정에너지 전환, 탄소포집·저장(CCS)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상회

데이터센터 주변지역 '열섬 현상'...지표면이 2~9℃까지 상승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센터가 전력만 막대하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지역의 기온까지 끌어올리며 '열섬 현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영상]사막에 150mm 폭풍우...전쟁에 이상기후까지 덮친 중동지역

사막 지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일대에 최대 150mm 이상의 극한폭우가 쏟아지는 이례적인 기상현상이 나타났다. 연간 강수량을 훨씬

AI로 '초미세먼지' 관측 정확도 높였다...구름낀 지역도 측정가능

위성이 촬영한 이미지를 인공지능(AI)으로 초미세먼지(PM 2.5)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환경

[기후테크]"시멘트 1톤 만들면 탄소 1톤"…수소로 해법 찾았다

"시멘트를 만들면 똑같은 양의 탄소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걸 개선하는 기술이 개발된 적이 없어요."기후테크 스타트업 '트라이매스'는 시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북극..."녹는 속도 예상보다 빨라"

북극 얼음이 예상보다도 빠르게 줄면서 관측 이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겨울철 최대치조차 과거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관측이다.27일(현지시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