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산불로 탄소배출 감축노력 '허사'...대기중 일산화탄소 수치 급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0 17:06:53
  • -
  • +
  • 인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연기가 태평양 북서부를 뒤덮으면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그간의 노력이 허사가 되고 있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ational Center for Atmospheric Research)는 지난 수년간 발생한 산불 재해로 미국 태평양 북서부가 연기로 뒤덮이면서 대기중 일산화탄소 수치가 급상승하고, 탄소배출 감축량이 상쇄됐다는 연구결과를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서부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대형 산불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어, 연구진은 산불연기가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했다. 그 결과 산불은 대기질에 복합적으로 악영향을 미쳐 수백만명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도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베카 부흐홀츠(Rebecca Buchholz) 국립대기연구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산불, 특히 태평양 북서부지역 산불이 북미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8월이 오염물질 변동수치가 가장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산불이 났을 때 배출되는 일산화탄소가 2002년부터 2018년까지 대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일산화탄소에 한정됐지만,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오염원과 산불도 관련지어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했다.

연구팀은 일산화탄소 수치가 미국에서 산불이 가장 기승을 부리는 8월에 최고조에 달했다고 밝혔다. 부흐홀츠 박사는 "일산화탄소 수치가 연간주기에서 벗어난 것은 산불이 대기의 자정능력을 손상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일산화탄소 농도는 16년의 연구 기간동안 매년 0.5% 감소했다. 대기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계절흐름을 따르며, 광화학적 과정을 통해 감소와 증가를 반복한다. 2011년 이전에는 이런 패턴으로 나타났으며 오염물질 수준은 봄에 최고조에 달하고 늦여름에 감소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최근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새로운 추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8월 북미전역에서 기록된 데이터가 특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산화탄소 수치가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8월에 오히려 급증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대기 및 지표면의 일산화탄소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전세계적 추세와의 편차는 해당기간 산불위험이 높은 태평양 북서부에서 가장 컸지만, 그 영향은 미국 전역과 북미대륙 북동부 지역까지 뻗어나갔다.

이번 연구결과는 산불에 따른 일산화탄소 배출량이 8월 태평양 북서부에서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는 연구기간 동안 증가하지 않아 8월 일산화탄소 급증 및 확산에 산불 외에 다른 원인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 전역에 걸쳐 맹위를 떨치는 산불이 어떻게 멀리까지 대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전국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최악의 산불 시즌을 기록했던 2020년에는 팬데믹 셧다운으로 화석연료 사용이 급격히 감소한 후에도 미국 대기오염 수준이 7% 증가했다.

매년 미국에서는 1만5000명 이상이 산불로 인한 유독성 물질에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 숫자가 금세기말까지 2배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지난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서부 산불의 연기로 천식관련 응급실 방문수가 연간 최대 5900건 증가했다. 이 중 약 4분의3은 산불의 중심지인 미국 서부지역밖에 있었다.

산불의 주요 원인은 여전히 사람이며, 최근에는 기온도 급격히 오르면서 환경을 건조하게 만들고 산불을 촉진하고 있다. 산불 규정을 포함한 토지관리는 이러한 재난의 가능성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서부가 따뜻해지면서 더 큰 불길이 뒤따를 것이며, 이로 인한 영향이 더욱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부흐홀츠 박사는 "산불과 기후는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며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세부사항에 여전히 큰 의문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2030년까지 기후대응기금과 기후재정 각 20조원씩 확보해야"

새 정부가 기후대응정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가장 먼저 기후재정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기후재정포럼(2020재단·녹색전환연

지렁이도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먹이사슬 깊숙이 침투

지렁이와 달팽이의 몸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바다뿐 아니라 육상 생태계의 먹이사슬도 미세플라스틱에 이미 오염됐다는 것이 드러났다.영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