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신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ESG경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ESG 활동이 모든 조직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신 교수는 26일 오후2시 뉴스트리와 엠스토리 주최로 서울 강남 스튜디오538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2회 ESG 커넥트포럼'에서 'ESG경영, 기업의 미래를 바꾼다'는 주제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ESG를 지속가능하도록 하려면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야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ESG 투자와 ESG 경영은 한뿌리이지만 구분해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며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다. ESG투자는 사회책임투자, 지속가능투자, 임팩트투자에서 진화한 개념으로, 역사적 연원은 달라도 ESG와 지속가능투자는 거의 같은 개념이라는 것이다.
ESG의 특징을 3가지로 규정한 조 교수는 "ESG는 장기적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들에게서 시작됐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고, 이들은 투자수익률을 중시하고 있다. 또 ESG를 강요하지 않아도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그리고 기업들 모두 장기적 수익달성을 위해 ESG에 관심을 가지고 달성하려는 '인센티브 합치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GSIA에 따르면 글로벌 ESG 투자액은 2020년 35조3000억달러를 형성했다. 이는 글로벌 운용자산의 36%에 해당하며, 이 가운데 북미가 55%를 차지했다. 지난해말 기준 글로벌 ESG 기반 뮤추얼 펀드 및 ETF 누적 자산 규모도 2조7000억달러로, 6개월 사이에 자산총액이 22% 증가했다. 이 가운데 80%가 유럽이 차지했다. 지난해 ESG 채권 신규 발행액도 1조249억달러에 달했다.
이같은 변화는 국내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액은 지난해 130조원이었는데, 이는 전년보다 무려 3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 ESG 펀드 순자산도 7조9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조 교수는 "결국 ESG 생태계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자금이 흘러야 한다"면서 "예컨데 탄소중립을 하려면 앞으로 얼마의 돈이 더 필요한지 등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자금이 필요한데 이 자금은 저절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공시를 통해 정보를 자본시장에 알려줘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 교수는 "결국 회계기준을 만드는 IFRS가 올 3월 ISSB를 통해 기후변화와 관련된 표준공시 초안을 만들었다"면서 "초안에서 주목할 내용은 기업 자체 탄소배출뿐 아니라 공급망에 있는 협력사들의 배출량까지 공개하는 '스코프1, 2, 3'까지 요구하고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다"고 했다. 유럽연합(EU)는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 조 교수는 "금융기관에겐 금융상품별로 ESG리스크가 있는지 밝히게 하고, EU택소노미를 통해 기업의 어떤 활동이 지속가능한 것인지 다 밝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정부의 입김이 적은 미국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살짝 늦어서 나무밑에 낮잠자는 토끼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하며 "우리 정부는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들에게 2025년부터 보고서를 통해 공개를 의무화할 예정인데 늦어도 너무 늦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해외에서는 기업의 그린워싱을 감시하거나 기관투자자들이 주주행동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하는데 국내는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결국 단기실적주의가 ESG경영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ESG가 성과를 내려면 최소한 5년~10년은 걸리는데 투자수익률 평가를 5년 미만으로 하다보니 긴 호흡의 경영활동을 지원할 투자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했다.
ESG경영을 실행할 때 사회와 지배구조 이슈도 중요하지만 최근에 전세계적으로 '환경문제'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탄소배출이 많은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는 것은 다소 공격적인 목표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제약속이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데 시간이 별로 없어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ESG경영이 성공하려면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조 교수는 "유니레버가 오늘날 ESG 성공기업으로 꼽힐 수 있었던데는 2009년 폴 폴먼 CEO가 취임하면서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업문화를 혁신하고 바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ESG 경영목표가 기업의 목표, 미션/비전, 전략 및 비즈니스 활동과 통합될 때 성과가 난다"면서 "ESG 활동이 전사 KPI에 반영돼 평가와 보상 체계로 연계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ESG는 한때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다"며 "기업들이 ESG위원회를 구성한다, ESG 결의대회를 했다, 플라스틱을 안쓰기로 했다 등의 차원에서 벗어나 목표나 미션을 ESG에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조 교수는 "CEO 직속의 ESG 전담 조직이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혁신을 통해 이윤 및 ESG 목표를 동시 달성해야 ESG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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