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이후 영국 비행곤충의 수가 60%나 감소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자연보호자선단체 켄트와일드라이프트러스트(KWT)와 버그라이프(Buglife)는 2004년과 2021년 두 번에 걸쳐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잉글랜드의 감소폭은 65%로 가장 높았고, 웨일스는 55%, 스코틀랜드는 28%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조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곤충에 의존하고 있어 이같은 감소세에 큰 우려를 표했다. 곤충은 유기물 재활용, 수분 및 해충방제 등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전세계 곤충이 무서운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2019년 한 글로벌과학학술지에서는 이러한 감소가 자연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곤충 감소세를 연구한 다른 보고 내용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1997년~2017년까지 매년 덴마크 시골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서는 곤충 개체수가 무려 80%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조사가 진행된 연도가 곤충 개체수가 비정상적으로 급감한 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로 인한 데이터왜곡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면 매년 분석을 반복할 것을 제시했다.
또 스코틀랜드의 경우 예외적으로 감소폭이 현저히 낮았는데, 이에 관해 매트 샤들로우(Matt Shardlow) 버그라이프 CEO는 서식지 파괴, 기후변화, 살충제, 빛 공해 등 곤충에게 해를 끼치는 요소들이 스코틀랜드에서는 덜 심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샤들로우 CEO는 "이번 연구는 비행곤충의 수가 10년마다 평균 34%씩 감소하고 있음을 암시한다"며 "미래세대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정치적, 사회적 대응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 하더웨이(Paul Hadaway) KWT 보존이사는 "곤충의 감소는 야생동물에게 큰 위협과 손실"이라며 "더 많은 서식지를 만들고, 야생동물을 위한 통로를 제공하고, 자연공간을 회복시키는 등 야생동물을 위한 모든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버그라이프는 정부와 의회의 조치뿐만 아니라 시민 차원에서도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잔디를 더 오래 자라도록 하며, 정원에 야생화를 심어 곤충들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도 기후변화와 토지남용이 곤충의 개체수를 49% 감소시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전세계 6000여곳의 토지이용 현황과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곤충 1만8000종의 개체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서식지가 심각하게 파괴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자연서식지보다 곤충의 수가 49%, 다른 생물종의 수가 29%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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