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0m 빙붕 아래로 전달시켜 빙붕 녹게 해
국내 연구진이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진 바다가 남극의 빙붕을 어떻게 녹일 수 있는지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2019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한 결과 바다 표면의 따뜻한 물이 어떻게 수백 미터 두께의 빙붕 아래로 흘러들어가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그간 따뜻한 표층의 바닷물이 빙붕 하부로 전달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있었지만, 이 과정이 관측되거나 규명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빙붕은 남극대륙 위에 놓인 빙하(glaicer)의 끝에 떠있는 200~900m 두께의 거대한 얼음덩어리다. 빙붕이 녹으면 빙하도 바다로 빠지면서 그 규모만큼 해수면을 끌어올린다. 남극의 빙하가 전부 녹으면 지구의 해수면은 약 58m 상승한다. 이는 인천이나 부산과 같은 해안도시뿐만 아니라 서울까지 잠길 수 있는 높이다.
연구팀은 2019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로 난센 빙붕에 접근했고, 무인 수중글라이더를 활용해 수온과 염도, 산소포화도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토대로 바닷물의 방향과 속도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직경 10km의 소용돌이가 따뜻한 바닷물 표면의 열을 빙붕 하부로 전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얀수산부는 "이번 연구는 앞으로 소용돌이의 존재를 파악함으로써 빙하가 녹는 속도를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빙하 하부가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남극에서도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인 서남극 스웨이트(Thwaites) 빙하에서도 이런 소용돌이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2023년말부터 현장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앞으로 연구범위를 남극 전역으로 확대해 전 지구 해수면 상승 예측 등 관련 연구도 지원하겠다"며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Environment) 6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극지연구소와 더불어 경북대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컬럼비아 대학교 그리고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 등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한편 연구팀은 2023년말부터 서남극 스웨이트(Thwaites) 빙하에서도 이러한 소용돌이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현장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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