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물 죽이는 폐그물...얼마나 많이 버려지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7 15:43:48
  • -
  • +
  • 인쇄
호주 연구진, 7개국 대상 연구조사 결과
버려지는 폐그물, 지구 18바퀴 휘감을 양

해마다 바다에 버려지는 낚싯줄과 그물의 양이 지구를 18번이나 휘감을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는 보고가 나왔다. 많은 해양생물들이 이렇게 버려진 낚싯줄과 그물에 옭아매여 죽임을 당하고 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테즈메이니아대학 연구진은 바다에 버려진 낚싯줄의 길이가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를 뛰어넘는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버려지는 모든 종류의 낚싯줄을 모으면 지구를 18바퀴나 돌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미국, 모로코, 인도네시아, 벨리즈, 페루,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등 7개국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451명을 대상으로 표준화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를 전세계 어획량과 비교했다. 그 결과 연간 손실되는 어구 양은 위망 및 자망 7만8000km², 저인망 215km², 모릿줄 74만km, 아릿줄 1550만km, 모릿줄 낚싯바늘 130억개, 통발 25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 유실량은 작은 어선이 큰 어선보다 많고 저인망 어선이 중저인망 어선보다 많았다.

연구진은 바다에 버려진 어구들이 해양생물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데니스 하드스티(Denise Hardesty)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원은 "드러나지 않은 피해까지 감안하면 해양생물의 개체수 감소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짚었다.

하드스티 박사는 "장비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떠내려가거나 다른 선박의 장비와 엉켜 그물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떠내려간 그물은 동물을 잡도록 설계된 특성상 수년에 걸쳐 해수면, 해저, 해변 등을 표류하며 새와 거북이, 고래, 상어, 돌고래, 듀공 등 해양동물들을 옭아맨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잡힌 어류들은 대부분 그대로 버려져 식량안보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켈시 리처드슨(Kelsey Richardson) 태즈메이니아대학 교수는 "폐그물이 해양플라스틱 오염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상세한 추정치가 어업 부문과 환경보호론자들이 더 나은 해결책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차드 렉(Richard Leck) 호주 WWF 해양책임자는 "유령그물은 알려진 바와 같이 해양생물들에게 특히 위협적인 플라스틱오염"이라고 강조했다. "어선에서 한 번 잃은 그물은 낚시를 멈추지 않는다"며 "바다를 떠돌며 계속해서 물고기를 잡고 멸종위기종들을 옭아매 그물이 유실된 장소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에 피해를 입힌다"고 했다. 그는 현재 유엔에서 협상 중인 국제플라스틱오염조약을 통해 어구에 대한 보고 및 라벨링을 투명화해 유령그물 문제를 "국가가 책임질 수 있도록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드스티 박사는 지방정부에서 새 장비보다 유실위험이 큰 노후화된 어구를 매입하거나 장비에 꼬리표나 라벨을 부착하는 방안, 어부들이 폐그물을 안전하게 버릴 수 있도록 항구에 무료시설을 도입하는 등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어드밴스(Science Advances)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모잠비크 가스전에 5.6억달러 투자?...가스공사 소송 당했다

청년 기후활동가 7명과 MZ세대 소액주주 3명이 한국가스공사(KOGAS)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가스전 투자에 대해 6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한국

삼성물산, 건설현장 보호망 재활용 굿즈 'iF 디자인상' 수상

삼성물산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를 재활용한 굿즈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삼성물산 건설부문 세

상장사 42.2% "계약·거래시 ESG평가 활용한다"

상장사 42.2%는 계약이나 거래시 상대회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결과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상장된 대&middo

현대제철,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적용 '첫발'

현대제철이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적용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현대제철은 "지난해말 튀르키예 완성차업체인 포드 오토산(Ford Otosan)과 함께 탄소저감

빗썸, 임직원 대상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 금지' 교육 실시

빗썸이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4일까지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8차례에 걸쳐 전 임직원 대상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행위 금지 교육을 진행했다고 5일 밝

두나무 '내부단속' 나섰다...'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는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도입했다고 4일 밝혔다.CP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공정거

기후/환경

+

변온동물 '양서류' 폭염에 말라간다..."2℃ 오르면 국지적 멸종"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폭염에 양서류들이 말라죽고 있다.5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의 패트리스 포티에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전세계

전세계 힘 합치니 '오존층' 구멍 메워져...탄소감축도 가능?

전세계가 수십년동안 프레온가스 줄이기를 실천한 결과 오존층이 상당부분 회복됐고, 앞으로 10년 후 완벽하게 복구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美 나비 개체수 20년간 22% '뚝'...곤충감소는 식량공급 '위험신호'

미국에서 나비 개체수가 불과 20년만에 22% 줄었다. 6일(현지시간) 엘리자 그램스 미국 빙엄턴대학 생물학자가 이끈 연구팀은 미국 7만6000곳에 서식하는

일본 대형산불 "기후변화가 원인"...강하고 건조한 바람이 부채질

최근 일본 혼슈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산림청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지난달 26일 일

이례적 한파 몰아쳤던 올 2월...13년만에 가장 추웠다

올 2월 한반도 날씨는 13년만에 가장 추운 2월로 기록됐다. 또 올겨울 경기도의 한파 일수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24일 많았다.6일 기상청이 발표한

모잠비크 가스전에 5.6억달러 투자?...가스공사 소송 당했다

청년 기후활동가 7명과 MZ세대 소액주주 3명이 한국가스공사(KOGAS)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가스전 투자에 대해 6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한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