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마약' 붙은 음식점만 199개
마약김밥, 마약떡볶이, 마약통닭, 언제부턴가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맛의 음식 앞에 붙던 '마약'이라는 표현을 앞으로는 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이봉준 시의원(동작1)은 '서울특별시 마약류 상품명 사용 문화 개선 조례' 제정안을 발의했다고 18일 밝혔다.
마약류 상품명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서울시장의 책무를 명시하고 관련 계획 수립과 실태조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정책 집행 과정에서 마약류 상품명이 오남용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관련 교육과 캠페인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도 명시했다.
이 조례안은 최근 '마약 김밥', '마약 배게' 등 마약류 상품명이 증가하면서 마약에 대한 청소년 등의 경각심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처로 보인다.
식품업체나 마케터들은 '마약처럼 중독될 만큼 좋다'는 의미로 상호에 마약을 쓰지만, 이런 표현이 마약을 기호식품이나 식품 첨가제 등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영업중인 전국 일반음식점 중 '마약'이 붙은 상호는 199개였다.
조례는 마약류 상품명의 오남용 풍토 개선을 위한 각종 사업을 서울시가 펼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으로 11월 개회하는 제315회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심의 후 확정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최근 마약 범죄 관련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약류 용어를 남용하는 실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마약류 상품명 사용 자체를 금지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기에 조례를 먼저 제정해 서울시가 관련 캠페인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예산을 지원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마약' 마케팅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특허청은 마약이 붙은 상표 등록을 제한했고, 쿠팡과 11번가 등 국내 주요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마약을 검색 금지어로 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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