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곰·등산객도 공격
기후변화로 미국 서부 산악지대의 만년설이 녹으면서 산양과 큰뿔양의 영역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미국 로키산맥 1만4000피트 고도의 암석지대에서 산양과 큰뿔양이 미네랄 광물을 놓고 다투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생태계 영역, 자원 등이 변화하면서 종간 갈등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관찰에 따르면 다툼의 98%는 산양이 승리했다. 조엘 버거(Joel Berger) 야생동물보호협회(WCS) 및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 선임연구원은 산양을 두고 "칼 같은 뿔을 지녔으며 더 대담하고 공격적인 산의 불량배들"이라고 설명했다.
큰뿔양은 미국에서 가장 큰 야생양으로 산양과 마찬가지로 로키 산지에서 서식한다. 대략 산양과 크기가 비슷하며 길고 구부러진 뿔을 자랑한다. 반면 산양은 뿔이 면도날처럼 날카로워 보다 위협적이다. 작년 캐나다에서는 산양이 회색곰을 죽인 사례가 발생했으며 매우 드문 경우지만 2010년 올림픽국립공원에서는 등산객이 산양에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이들 다툼의 주 원인은 다름 아닌 미네랄 광물이다. 이들은 광물을 핥아 소금, 칼륨 등의 부족한 영양소를 섭취해야하기 때문이다. 산양과 큰뿔양은 보통 가까이 있으면 싸움을 피하지만 미네랄광물을 둘러싸고 갈등이 생길 경우 산양이 다른 양을 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기후위기로 만년설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동물들이 섭취할 미네랄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세기 동안 지구온난화로 로키산맥의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약 300개의 빙하가 사라졌으며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주요 만년설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미국 서부 지역사회에 생태계교란 및 수자원 공급에 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빙하가 녹아 공급되는 수자원은 소금과 칼륨을 비롯한 미네랄이 풍부해 인간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온난화로 만년설이 사라지면서 이들은 영양소를 얻고자 빙하가 남아있는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충돌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전에 포착된 적 없는 종간 갈등이 "기후악화의 반영"이라고 짚었다.
기후변화는 동물과 인간의 영역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뿔소, 코끼리 등 건조지역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경우 기후변화로 줄어드는 수자원을 찾는 과정에서 충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북극의 해빙을 군사적 위협으로 보는 가운데 일부 인간들도 이러한 변화에 반응하고 있다.
버거 박사는 지구온난화가 세계 여러 곳에서 갈등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인간이든 동물이든 기후변화는 모든 미래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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