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남극선 비…해안도시 위협
30년 뒤에는 여름철 북극 해빙이 사라지고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해 해안도시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국제 지구빙하권 기후 이니셔티브(ICCI)는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서 극지상태를 분석한 최신 보고서 '빙하권 상태 2022'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 해빙, 동토 등 전세계 빙권이 빠른 속도로 녹는다고 강조했다. 탄소배출량을 급격히 줄여도 빙하가 수백 년에 걸쳐 계속 녹으면서 해수면을 최대 3미터 상승시키고 해안도시들을 위태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철 북극 해빙은 2050년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극 해빙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그린란드 빙상 정상에서 기록상 처음으로 비가 내렸고 양 극지방의 기온은 평년보다 40도나 치솟으면서 3월 남극 동부에는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 알프스산맥은 빙하 5%가 사라졌고 남극대륙 주변의 해빙 범위도 기록적으로 감소했다. 히말라야산맥, 안데스산맥 등의 빙하도 줄어 수천만 명의 식수 공급을 위험에 빠뜨리고 홍수 위협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빙이 사라진 북극해는 열을 오히려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더욱 부채질한다. 또한 해조류부터 사냥을 위해 해빙이 필요한 북극곰, 바다표범 등 대형동물까지 모든 생물종 및 지역생태계를 위협한다. 보고서는 북극해 갑각류 껍질의 손상을 지적했는데 이는 온실가스 배출로 바닷물이 산성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북극온난화 속도는 지구 평균보다 약 4배 더 빠르다. 남극 또한 기록적인 폭염으로 13만 년 만에 급격한 빙하붕괴현상인 '해빙수 펄스(meltwater pulse)'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녹는 빙하는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져 해안지역에 재앙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도달해도 빙하가 2200년까지 앞으로 100년 이상 계속 녹을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수세기 동안 배출을 중단해도 남극 서부 빙상의 일부가 붕괴돼 해수면이 4미터 이상 상승하고 그린란드에서 녹는 얼음은 해수면을 30cm 상승시킬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의 공동저자 로비 말렛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빙하학자는 "더는 지구기온상승을 1.5도 아래로 유지할 수 없듯 얼음이 없는 북극해의 여름을 피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극 해빙면적이 줄어들면 바람과 파도가 강해져 침식이 증가하고 45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지역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줄리 브리검-그레트(Julie Brigham-Grette)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애머스트 캠퍼스 과학자도 "북극에 관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상 붕괴라도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작년 지구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6도 오를 경우 여름철 해빙이 사라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수백 년에 걸쳐 해수면이 최대 20m까지 상승해 저지대국가와 해안지역사회에 실존적 위협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엔은 금세기 말까지 지구기온상승을 1.5도, 2.5도로 유지할 "신뢰할 수 있는 경로"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대로 가면 2100년까지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전 대비 2.8도 오른다는 예상이다.
브리검-그레트는 "빠른 탈탄소화는 미래에 대한 도덕적, 필수적 의무"라고 강조하며 COP27에 모인 각국 정부에게 기후행동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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