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 대신 50원 더 주고 생분해성 봉투 사라니…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1-25 09:30:09
  • -
  • +
  • 인쇄
환경부 "물량 소진 위해 2024년까지 예외적 허용"
퇴비화 설비 없어 소각·매립…비닐봉투 금지 무색
▲편의점에서 제공되고 있는 친환경 인증 '생분해 일회용봉투' ⓒnewstree


환경부가 올 1월 친환경 인증을 중지한 PLA(Poly Lactic Acid) 소재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편의점에서 2024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환경부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원칙적으로 1년의 계도기간이 지나면 편의점에서는 일회용 비닐봉투를 제공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생분해성 일회용봉투는 2024년까지 사용이 가능하도록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편의점과 제과점들은 '자원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지난 24일부터 고객들에게 일회용 비닐봉투를 제공할 수 없다. 다만, 정부는 법 위반에 따른 300만원 과태료 부과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그러나 환경부가 생분해성 비닐은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편의점과 제과점들은 1년의 일회용 비닐봉투 금지 계도기간이 끝난 후에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유상으로 지급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생분해성 일회용 비닐봉투에 대한 친환경 인증은 중지했지만 이미 제작해놓은 생분해성 비닐봉투들이 많아서 이 물량을 소진할 때까지 허용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2024년까지만 허용하고 그 이후로는 지급금지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생분해성 일회용 비닐봉투는 자연상태에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생분해성 비닐은 적정한 온도와 습도가 갖춰진 퇴비화 시설이 없으면 분해되지 않는다. 이에 환경부는 올 1월 생분해성 비닐에 대해 친환경 인증을 중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친환경 인증 중단으로 피해를 본 업체들의 입장을 고려해 생분해성 비닐봉투만 예외적으로 지급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편의점들은 친환경 인증표시가 있는 '생분해성 일회용봉투'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의 편의점에서는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구매하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일반 일회용 비닐봉투는 50원인 반면 생분해 비닐봉투는 100원으로 2배 차이가 난다.

게다가 생분해성 비닐봉투는 겉면에 '이 제품은 매립시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려주세요'라고 적혀있어서 소비자들에게 '생분해는 친환경'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도 있다.

뿐만 아니라 퇴비화 설비가 없어 매립 또는 소각할 수밖에 없는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2024년까지 허용하게 되면 결국 일반 일회용봉투를 소각·매립하는 것과 같은 환경오염을 일으키게 된다.

또 한번 친환경 인증을 받은 생분해성 비닐은 계속해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회용 비닐봉투 금지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 성동구에 사는 A씨는 "일회용 봉투처럼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하는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2024년까지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며 "심지어 50원을 더 주고 봉투를 구매해야 하는데 소비자 부담만 가중시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기후/환경

+

'양산' 쓰는 남자가 늘고 있다..."사막같은 햇빛 그늘막으로 제격"

여자들만 주로 사용하던 '양산'이 38℃를 넘나드는 폭염에 남자들도 여름 필수템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

AI로 탄소포집하는 콘크리트 찾아냈다

수백 년간 공기 중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소재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찾아냈다.23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비터비공과대

불볕더위 '아차'하면 온열질환에 쓰러져...폭염 안전수칙은?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 혹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

EU·중국 '기후리더십' 주도권 노리나?…'기후협력' 공동성명 채택

미국과 대척점에 서있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기술을 공동보급하기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더욱 밀착시키고 있다.24일(

산불 1년만에 한달 두차례 홍수...美 뉴멕시코주 마을의 수난

미국 뉴멕시코주 루이도소 마을이 또 물에 잠겼다. 이달에만 벌써 두번째 홍수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루이도소 일

폭염에 차량 방치하면 실내온도 90℃까지...화재·폭발 막으려면?

차량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실내온도가 90℃까지 치솟으면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폭염시 차량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5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