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역 '겨울' 사라지고, 절반이 여름철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금세기말 우리나라에서 겨울이 거의 사라지고 여름이 절반 이상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 제시한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와 지난해 산출한 남한 고해상도(1㎞) 기후변화 시나리오 등을 토대로 한 '지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29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220여개 기초자치단체 등의 기후변화 전망에 대한 상세정보가 담겨있다.
IPCC 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지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09℃ 상승했고, 현 수준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2021~2040년 중 1.5℃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도 1991~2020년 최근 30년간 평균기온이 1912~1940년에 비해 1.6℃ 상승했고, 이로 인해 극심한 더위와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IPCC의 기후 시나리오에 의하면 21세기 후반기 전지구의 평균기온은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1995~2014년 대비 1.9~5.2℃ 상승한다. 강수량은 5~10% 증가하며, 해수면은 46~87cm 상승하고 해수면 온도도 1.4~3.7℃ 올라간다.
한반도 역시 기후변화로 인해 21세기 후반 평균기온이 2.6~7℃까지 오르며, 강수량은 3~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남한의 기후는 2.3~6.3℃ 상승하고, 강수량은 3~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역지자체별로 보면 '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게 배출하는 경우'(SSP5-8.5·고탄소시나리오) 연평균 기온은 금세기말에 17.0~21.9℃로 현재(10.5~16.1도)보다 약 6도 높아진다. 연평균 기온 상승폭이 가장 큰 지자체는 서울과 경기로 6.7℃였다.
또 금세기 후반 남한 대부분의 지역은 겨울이 사라지면서 한파 역시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현재 한파일은 0~21.9일이다.
특히 부산·대구·광주·울산·전북·전남·경남·제주 등 남부지역 8곳은 금세기 후반기인 2081~2100년에 겨울이 완전히 사라진다. 서울도 현재 102일이었던 겨울이 28일로 줄고, 127일이었던 여름이 188로 늘어난다. 기상학적으로 겨울은 '일평균기온이 5℃ 미만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올라가지 않았을 때'의 첫날로 본다. 1991~2020년 겨울일수는 평균 '12월 4일부터 이듬해 2월 28일까지' 87일이었다.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온난화에 의한 기온상승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의 여름일수는 평균 5월 31일~9월25일까지 118일이다. 그러나 금세기말에 이르면 제주지역의 여름일수는 211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1년 365일 가운데 60% 여름인 것이고, 현재 여름일수 129일보다 82일이 길어진다. 강원도 역시 여름일수가 81일에서 163일로 늘어난다. 여름은 '일평균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오른 뒤 다시 떨어지지 않았을 때 그 첫날'에 시작한 것으로 본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극성을 부린다. 열대야일은 2.2~22.5일에서 55.2~103.3일로 11.4~84.8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는 금세기말에 폭염일이 120.1일로 늘어나고 제주는 열대야일이 103.3일로 늘어난다. 연중 3분의 1이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폭염일은 '일최저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고 열대야일은 '밤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이다.
강수량은 1278.0~2137.3㎜로 늘어난다. 현재 평균 강수량은 1193.1~1758.5㎜이다. 1일 최대강수량도 144.8~253.9㎜로 현재의 110.3~159.5㎜보다 많아진다.
'온실가스를 감축해 2070년께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우'(SSp1-2.6·저탄소시나리오)에도 기온이 상승해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진다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연강수량은 줄어드는 지역도 있었다.
이 보고서는 기후정보포털(www.climat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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