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업체 매출 급증…"순환경제의 핵심"
환경을 생각하고 생활비도 아끼는 차원에서 수선·재봉이 약 50년만에 서구권에서 다시 유행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백화점체인 존 루이스(John Lewis)에 따르면 영국에서 최근들어 수선과 재봉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패치와 염료, 골무 등을 포함한 바느질 도구와 의류 수선제품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바느질용 바늘은 품절됐고 털실 매출은 전년보다 2배 늘었으며 패치와 수선테이프 등 수선용품 매출도 61% 증가했다.
수잔 케네디(Susan Kennedy) 존 루이스 수선제품 담당자는 "골무, 양재용 분필, 패턴제작용 액세서리 등 양재용 도구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며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바느질, 뜨개질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선과 재봉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는 것은 친환경적인 소비트렌드가 주류로 떠오른데다 최근들어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생활비를 아끼지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통해 수선기술을 손쉽게 따라할 수 있게 됐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수선트렌드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패션산업의 탄소배출량은 전체의 10%로, 항공과 해운업을 합친 것보다 비중이 더 크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50년까지 패션산업이 세계 탄소예산의 4분의1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책마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패스트 패션이 등장한 이후 옷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리면서 의류폐기물은 각종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골칫거리가 됐다.
폐기물 자선단체 랩(Wrap)의 연구에 따르면 의류의 수명을 단 9개월 연장해도 탄소, 폐기물 및 수자원 발자국을 20~30% 줄일 수 있다.
이에 자라(Zara), H&M을 포함한 일부 소매업체들은 품목을 재사용하고 재활용한다는 '순환경제'에 주목해 수선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런 트렌드에 부응해 메이크뉴(Make Nu), 리스토리(Restory) 등 전문 수선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라일라 사겐트(Layla Sargent) 영국 수선업체 더 심(The Seam)의 설립자는 2022년 매출이 전년보다 거의 300% 증가했으며, 매출의 70%가 수리, 복구 및 청소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가족과 지역사회로부터 단절될 수 있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수선기술을 지닌 사람이 없어 관련 서비스가 더욱 번창한다고 말했다.
사겐트 설립자는 "순환경제, 지속가능성, 책임있는 소비자 행동이 부각되면서 사고방식이 바뀌고 있다"며 "수선은 순환경제의 핵심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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