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꺾은 中 전기차 '무서운 질주'…한국도 영향권?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14 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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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1위 등극…글로벌 5위 중 3곳이 中업체
신흥시장서 돌풍…현대차·국산 배터리 타격


'1000만대 시대'를 맞은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이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국내 업계에도 적잖은 여파가 예상된다.

13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전기자동차 등록대수는 전년대비 61.3% 상승한 1083만대를 기록했다. 올해 전기자동차 예상 등록대수는 1478만대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는 중국이 견인하고 있다. 상위 5개 업체중 3곳이 중국업체다. 특히 중국 비야디(BYD)는 테슬라를 꺾고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2021년 전년 대비 261%의 성장률을 보였던 비야디는 2022년에도 205%의 성장률로 187만대를 기록했다. 3위는 97만8000대를 판매한 상하이자동차(SAIC), 5위는 64만6000대를 판매한 지리자동차(Geely)다.

2022년 중국의 전체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97.1% 성장한 656만대다. 반면 유럽과 북미 지역은 각각 11.2%, 49.8%에 그쳤다. 중국 업체 2곳을 제외한 상위 10개 업체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SNE리서치는 "중국 내수 시장 영향으로 상위 10개 회사 가운데 중국계인 비야디와 지리차 성장률만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자동차 인도량 (자료=SNE리서치)


상위 11~20위 업체들까지 확대해서 보더라도 14위 포드를 제외하면 모두 중국계 업체다. 내연기관차를 건너 뛰고 곧장 전기자동차 시장을 공략하면서 자국내 기업들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이다. 중국은 시장경제를 교란한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자국산 배터리에 대한 노골적인 보조금 지원은 물론, 전기자동차 구매보조금지급, 자동차 번호판 발급 우대조치 등을 실시하는 등 과감하게 투자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중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이 자국 기업으로 과포화되면서 전기자동차 시장이 중국과 탈중국으로 양분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3월말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최종안이 공개되면 미·중 영향권 밖의 신흥개발국 시장에서 전기자동차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례로 인도 전기자동차 판매는 연평균 6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7년에 이르면 6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선진국 시장보다 성장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신흥개발국 시장의 경우 초기 입지를 다지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이미 중국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흥 시장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BYD의 '아토 3' 모델은 태국 진출 한달만에 주문량 1만대를 완판시켰다. 오는 6월에는 태국 현지업체와 합작해 판매회사를 설립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내 점유율이 지난해 9%에서 1%대로 떨어지면서 신흥개발국 시장 대응은 더욱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타룬 가르그 현대차그룹 인도법인 영업·마케팅·서비스 담당 이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인도에 프리미엄 전기차를 도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동시에 인도를 위한 소형 전기차 모델 개발에도 착수했다"며 "가격을 낮게 책정하기 위해 부품 공급과 생산을 최대한 현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 점유율 6위를 기록한 현대차그룹은 5000만원대 아이오닉5에 비해 저렴한 4000만원대 코나 전기자동차 모델을 판매중이지만, 전용 플랫폼이 없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다지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반면 전문가들은 저가형 모델 수요가 높은 신흥국 시장이니만큼 보급형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이 유리한 입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주력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한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주행거리는 짧은 대신 가격이 20% 정도 저렴하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업체가 주로 납품하는 유럽 판매용 전기자동차에서도 비중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을 비롯한 몇몇 중국 업체들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CATL은 테슬라 Model 3(중국산 유럽, 북미, 아시아 수출 물량)를 비롯하여 푸조 e-208/2008, MG ZS 등의 판매량 증가로 비(非)중국 시장에서 2위를 기록했다. 국내 3사 모두 전년 대비 배터리 사용량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로 증가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2.2%p 하락한 53.4%를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2021년에 이어 2022년 1~12월 비중국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1위 자리를 지키며 2022년을 마무리했지만,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도 CATL과 파라시스(Farasis), 선오다(Sunwoda)와 같은 중국 업체들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계 3사와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차량보다 중요한 것은 충전 네트워크"라며 "인도와 같은 신흥국의 경우 당장 수요가 많이 늘어날 수 있는 인프라 여건은 아니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 구축 중심으로 시장전략을 전개해 나가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등 전기자동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곳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전략에 무게를 두고 GV60와 같은 신규 모델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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