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소비 줄이고 배설물 감축해야
육류 및 유제품, 쌀이 주를 이루는 식품 생산업계의 배출량을 방치하면 기후 임계치인 '1.5℃'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 연구에 따르면 식품부문 배출의 75%가 메탄의 주범인 소 등의 반추동물 가축과 논에서 나오는 식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식품업계에서 배출하는 메탄 비중으로 인해 1.5℃를 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식품부문 배출이 지속될 경우 지구온도는 이미 1℃ 오른 것에 더해 금세기말까지 최소 0.7℃ 더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화석연료의 막대한 영향을 제외해도 식품에서 나오는 배출량만으로 세계 기온이 1.5℃ 한계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구 식량생산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온실가스가 얽혀 있어 복잡하다. 온실가스는 종류에 따라 온실효과의 강도와 대기 중 지속시간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94가지 주요 식품 유형에 따라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각각 분석해 그 데이터를 기후모델에 입력했다. 그 결과 식량생산이 이대로 지속될 경우 2100년까지 세계 인구 증가율이 낮을 때 0.7℃, 높을 때 0.9℃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이번 연구는 동물성 제품 소비가 미래에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가정했는데, 실제로는 소비량이 2050년까지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즉 이번 연구결과 또한 상당히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2021년 지구온난화가 이미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 이상 진행돼 식량생산으로 기온이 조금만 더 올라도 1.5℃ 기후목표를 깰 수 있다"며 "현재의 식품 생산 및 소비 패턴은 안전한 기후미래를 추구하면서 증가하는 인구를 유지하는 일과 양립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캐서린 이바노비치(Catherine Ivanovich) 컬럼비아대학 연구원은 "메탄이 식량시스템과 관련된 지구온난화 촉진에 매우 지배적인 역할을 한다"며 "오늘날 식품 생산체계는 1.5℃ 유지목표에서 어긋난다"고 꼬집고, 메탄 배출량이 높은 식품군에서 발생하는 배출 감축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부유국들이 육류 소비를 의학적 권장수준으로 줄이고 가축과 가축배설물의 배출량을 감축하는 한편 식품시스템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식품부문 기온 상승을 55%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버드의대의 권장치를 따라 일주일에 붉은 육류 1인분을 섭취할 경우 기온 상승을 0.2℃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연구진은 사료첨가물로 소의 메탄 배출을 줄이고 분뇨를 관리한다면 0.2℃ 줄일 수 있고, 식품시스템에서 녹색에너지로 전환한다면 추가로 0.15℃ 더 감축할 수 있다고 봤다. 이바노비치 연구원은 "미래에 기술이 발전하면 배출량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피트 스미스(Pete Smith) 영국 애버딘대학 교수는 "이미 2021년 기준 식품업계 배출량의 57%가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연구는 간단한 기후모델을 이용해 농업 및 식품 시스템에서 배출되는 메탄이 온도 상승에 미치는 불균형한 영향을 보여주고 메탄 감축의 중요성을 조명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세계 국가의 3분의 1만 유엔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제출한 기후계획에 농업배출 감축정책을 포함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세계 식량 소비가 미래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이바노비치 연구원은 "배출량 감축 정책이 취약인구의 식량과 생계를 보호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학술지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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