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난자로 인공수정...새끼 7마리 태어나
일본 규슈대학 연구진이 수컷 쥐의 세포로 난자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프란시스크릭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에서 열린 '제3차 인간 유전체 편집에 관한 국제정상회담(Third International Summit on Human Genome Editing)'에서 규슈대학 연구진은 남성세포에서 난모세포를 만들어낸 사례를 발표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전에도 유전공학을 이용해 부계만으로 쥐를 번식시킨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처럼 남성세포로 난자를 직접 배양한 사례는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카츠히코 하야시(Katsuhiko Hayashi) 규슈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남성세포에서 튼튼한 포유류 난모세포를 만든 최초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남성 XY염색체 조합을 지닌 피부세포를 난자로 변형시켰다. 남성 피부세포를 줄기세포와 유사하게 재프로그로밍해 유도만능 줄기세포(iPS)를 만들고, 해당 세포의 Y염색체를 다른 세포에서 빌려온 X염색체로 대체해 2개의 동일한 X염색체를 가진 iPS세포를 생성했다. 그리고 쥐의 난소 조건을 복제한 배양시스템인 난소 오가노이드에서 세포를 배양했다.
연구팀은 난자를 정상 정자로 수정시켜 나온 약 600개의 배아를 대리 쥐에 이식해 새끼 쥐 7마리를 낳았다. 태어난 쥐들은 건강 및 수명이 정상이었으며 생식활동에도 문제가 없었다. 배양된 난자가 배아가 되는 효율은 1%로, 정상적인 여성 난자의 효율이 5%인 것보다 낮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궁극적으로 터너증후군을 포함한 불임을 치료하는 데 적용될 뿐만 아니라 미래에 동성커플이 생물학적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하야시 교수는 "기술적으로 10년 이내에 남성 피부세포에서 인간 난자를 만드는 일까지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간 여성세포로부터 실험실 배양 난자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같은 전망은 다소 섣부르다고 평가했다.
이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인간의 세포가 성숙한 난자를 생산하려면 훨씬 더 긴 배양기간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유전적 변화가 일어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구팀은 인간세포를 사용해 실험실 배양 난자의 복제를 시도하고 있다. 연구팀은 안전성 확립을 포함해 임상 목적으로 실험실 난자를 사용하는 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험실 배양 생식세포를 연구하는 아만더 클라크(Amander Clark)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교수는 "이 연구가 인간세포에 적용되면 '엄청난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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