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쥐의 세포로 '난자' 만드는데 성공...인간세포 적용할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09 14:11:12
  • -
  • +
  • 인쇄
日 규슈대학 "남성 세포로 난모 세포 생성"
배양난자로 인공수정...새끼 7마리 태어나

일본 규슈대학 연구진이 수컷 쥐의 세포로 난자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프란시스크릭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에서 열린 '제3차 인간 유전체 편집에 관한 국제정상회담(Third International Summit on Human Genome Editing)'에서 규슈대학 연구진은 남성세포에서 난모세포를 만들어낸 사례를 발표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전에도 유전공학을 이용해 부계만으로 쥐를 번식시킨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처럼 남성세포로 난자를 직접 배양한 사례는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카츠히코 하야시(Katsuhiko Hayashi) 규슈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남성세포에서 튼튼한 포유류 난모세포를 만든 최초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남성 XY염색체 조합을 지닌 피부세포를 난자로 변형시켰다. 남성 피부세포를 줄기세포와 유사하게 재프로그로밍해 유도만능 줄기세포(iPS)를 만들고, 해당 세포의 Y염색체를 다른 세포에서 빌려온 X염색체로 대체해 2개의 동일한 X염색체를 가진 iPS세포를 생성했다. 그리고 쥐의 난소 조건을 복제한 배양시스템인 난소 오가노이드에서 세포를 배양했다. 

연구팀은 난자를 정상 정자로 수정시켜 나온 약 600개의 배아를 대리 쥐에 이식해 새끼 쥐 7마리를 낳았다. 태어난 쥐들은 건강 및 수명이 정상이었으며 생식활동에도 문제가 없었다. 배양된 난자가 배아가 되는 효율은 1%로, 정상적인 여성 난자의 효율이 5%인 것보다 낮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궁극적으로 터너증후군을 포함한 불임을 치료하는 데 적용될 뿐만 아니라 미래에 동성커플이 생물학적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하야시 교수는 "기술적으로 10년 이내에 남성 피부세포에서 인간 난자를 만드는 일까지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간 여성세포로부터 실험실 배양 난자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같은 전망은 다소 섣부르다고 평가했다.

이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인간의 세포가 성숙한 난자를 생산하려면 훨씬 더 긴 배양기간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유전적 변화가 일어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구팀은 인간세포를 사용해 실험실 배양 난자의 복제를 시도하고 있다. 연구팀은 안전성 확립을 포함해 임상 목적으로 실험실 난자를 사용하는 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험실 배양 생식세포를 연구하는 아만더 클라크(Amander Clark)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교수는 "이 연구가 인간세포에 적용되면 '엄청난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